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8일 누사두아 컨벤션센터에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소속 10개국 정상을 한꺼번에 만나는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과 아세안 정상들은 “2007년 체결한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 활용해 (지난해 1000억 달러 선이었던) 양측의 교역량을 2015년 1500억 달러로 늘리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 양측은 한-아세안 FTA의 상품협정을 개정하는 의정서에 서명했다.
이 대통령은 태국 베트남 등 최근 홍수 피해를 입은 국가 정상에게 “(메콩 강 유역을 비롯한 지역에서) 홍수 등 자연재해를 줄이는 데 한국의 4대강 개발 경험이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는 “우리 외교장관이 최근 한강 수역의 여주에 가서 홍수 피해 방지책과 관련한 경험을 얻고 왔다. 내가 직접 가서 홍수 예방과 수자원 관리 경험을 얻고 싶다”며 한국 방문을 희망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를 마친 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20분간 따로 만났다. 예정에 없던 일정이었다. 원 총리는 “진행 중인 북-미 간, 남북 간 대화에 진전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내년 3월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 한국의 요청에 따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참석하겠다는 의사도 전달했다.
또 이 대통령은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양곤 근처의 신항만 개발과 철도 비행장 건설 등의 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희망한다”는 요청을 받았다.
이 대통령은 18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 개막 전야 만찬에도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난주 미국 하와이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주최한 뒤 호주를 거쳐 인도네시아에 도착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났다. 두 사람의 대면은 19일 EAS 전체회의와 오찬에서도 이뤄질 예정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 야당이 한미 FTA 비준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재협상’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은 없다고 청와대 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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