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의장 “첩첩산중에 물은 겹겹이라… 직권상정, 국민도 이해해줄것”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9일 03시 00분


박희태 의장, 이르면 내주 ‘FTA 결단’ 시사

박희태 국회의장(사진)은 1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논란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직권상정을 통한 강행처리에 대해) 많은 국민이 ‘정치권과 국회의장이 노력할 만큼 했다’고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처리 시기가) 12월로 넘어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누가 12월을 넘긴다고 했나. 결단을 해야지”라고 대답했다. 국회 안팎에선 박 의장이 이르면 다음 주 중에 국회 본회의 직권상정의 ‘결단’을 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 의장은 “어떤 국회의장이 합의처리를 마다하겠느냐. 그 아닌 다른 방법(직권상정)을 어떤 의장이 선호하느냐. 그러나 그걸 좋아서 그 길로 간 사람이 없고, 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다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산중수복의무로 유암화명우일촌(山重水複疑無路 柳暗花明又一村·산이 첩첩하고 물이 겹겹이라 길이 없을 성싶지만, 저 너머에는 꽃향기 풍기는 마을이 있다)이라는 글귀를 좋아하는데, 지금은 마을이 없다. ‘우일촌’이 아니라 ‘무일촌(無一村)’이다”라며 현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어 손학규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를 겨냥해 “김대중 전 대통령 같은 통 큰 정치인이 됐으면 한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 후 중간평가를 받겠다고 했는데 김 전 대통령이 국익을 고려해 청와대를 방문해 중간평가를 포기토록 한 적이 있다”며 “김대중 선생이 그립구먼. 지금 계신다면 뛰어가서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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