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국회의장(사진)은 1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논란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직권상정을 통한 강행처리에 대해) 많은 국민이 ‘정치권과 국회의장이 노력할 만큼 했다’고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처리 시기가) 12월로 넘어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누가 12월을 넘긴다고 했나. 결단을 해야지”라고 대답했다. 국회 안팎에선 박 의장이 이르면 다음 주 중에 국회 본회의 직권상정의 ‘결단’을 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 의장은 “어떤 국회의장이 합의처리를 마다하겠느냐. 그 아닌 다른 방법(직권상정)을 어떤 의장이 선호하느냐. 그러나 그걸 좋아서 그 길로 간 사람이 없고, 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다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산중수복의무로 유암화명우일촌(山重水複疑無路 柳暗花明又一村·산이 첩첩하고 물이 겹겹이라 길이 없을 성싶지만, 저 너머에는 꽃향기 풍기는 마을이 있다)이라는 글귀를 좋아하는데, 지금은 마을이 없다. ‘우일촌’이 아니라 ‘무일촌(無一村)’이다”라며 현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어 손학규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를 겨냥해 “김대중 전 대통령 같은 통 큰 정치인이 됐으면 한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 후 중간평가를 받겠다고 했는데 김 전 대통령이 국익을 고려해 청와대를 방문해 중간평가를 포기토록 한 적이 있다”며 “김대중 선생이 그립구먼. 지금 계신다면 뛰어가서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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