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본회의장 ‘전광석화’ 점거…박근혜도 입장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2일 15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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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22일 오후 의원총회를 서둘러 중단하고 곧장 국회 본회의장으로 향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에 반발하는 야권의 허를 찌른 본회의장 기습 점거였다.

한나라당 의원 130여명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회의장 맞은편에 위치한 예결위 회의장에서 예산 관련 의원총회를 진행하다가 1시간만인 오후 3시 경 이명규 원내수석부대표를 선두로 일제히 본회의장으로 향했다.

일부 의원들은 "본회의장을 점거하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점거가 아니라 통과시키려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박희태 국회의장이 질서유지권을 발동한 직후인 오후 3시7분 본회의장 안으로 일제히 진입했다.

의총에 불참했던 박근혜 전 대표도 이 대열에 합류해 가장 앞줄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의원들과 함께 본회의장으로 들어갔다.

박 전 대표는 "오늘 표결 처리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네"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같은 시각 국회 본청 출입은 엄격히 제한됐다. 한미 FTA 비준안 처리 과정에서의 국회 내에서의 여야 보좌진 및 관계자들의 몸싸움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뒤늦게 한나라당의 본회의장 기습점거 소식을 접한 민주당 의원들도 속속 본회의장을 찾았다.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강창일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 중이던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오후 3시10분 경 보좌진으로부터 메모를 통해 보고를 받은 뒤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손 대표는 본회의장으로 들어서면서 기자들에게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이렇게 강행처리하면 안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후 3시50분 현재 한나라당 의원 148명이 본회의장에 입장, 의결정족수를 채운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민주당 의원 20여명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미래희망연대 일부 의원들이 본회의장 내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한미 FTA 비준안 처리를 위해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철통보안'을 유지했다. `전략 유출'을 우려해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에게조차 사전에 공지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일부 의원은 사전 언질을 받지 못해 지방을 찾기도 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지도부는 전날 밤 사실상 `디데이'(D-day)로 22일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사령탑인 황우여 원내대표는 민주당과의 최종 담판을 벌이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날 오전 원내대표 회동이 이뤄졌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자 `강행 처리'를 확정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오후 4시로 예정된 본회의 시작 전까지 본회의장 상황은 철저히 비공개로 붙여졌다. 본청 4층에 위치한 일반인 관람석과 기자석은 출입은 일제히 통제됐다.

이에 따라 민주당 강기정 의원 등은 본회의장 상황을 스마트폰으로 녹화,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현재 국회의장석에는 한나라당 소속인 정의화 국회부의장이 자리한 상태며, 주변을 경위들이 에워싼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와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정의화 부의장에게 다가가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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