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은 22일 국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를 신속하고 비중 있게 소개하면서 앞으로 양국 경제에 미칠 파장을 전망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은 "한국의 관세가 미국에 비해 훨씬 높았다"며 "내년 초로 예상되는 협정 발효 후 한국은 결과적으로 상품의 다양성과 가격에서 (미국에 비해) 더 큰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SJ는 이어 한국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오랫동안 흑자를 기록해왔다고 소개한 뒤 "전문가들은 한국의 미국 농산품 수입이 크게 늘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한국의 흑자가 계속되긴 하겠지만 그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영국 BBC는 "지난해 한미간 무역 규모는 800억 달러에 달했다"면서 이번 협정 비준으로 미국의 아시아 지역에 대한 수출이 100억 달러가량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CNN은 "FTA 비준을 계기로 투명성, 일관성, 예측가능성이 한국 경제의 더 큰 장점이 될 것이며, 투자자를 더 유치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에이미 잭슨 주한미국상공회의소 대표의 예상을 실었다.
주요 매체들은 이날 `최루탄 소동'과 여당의 강행 처리 사실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했다.
영국 BBC는 "여당인 한나라당이 모여 비준안을 151대 7로 가결했다"면서 "대부분의 야당 의원이 기권한 가운데 한 야당의원은 표결 전에 최루가스를 터뜨렸고 다른 야당 의원들은 강행 처리에 야유를 퍼부었다"고 지적했다.
이 방송은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최루가스를 뿌리고 이를 제지하는 장면, 손수건으로 코를 막고 의사당에 앉아있는 의원 모습, 최루가스를 청소하는 직원 등의 영상을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의 농민과 일부 노동자들이 생계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협정에 반대하고 있다고 BBC는 덧붙였다.
이 방송은 많은 유권자가 한나라당의 완고한 전술에 의해 소외됐다고 느끼고 있고 내년 선거를 앞두고 있어 이번 법안 강행처리는 무모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프랑스의 르 피가로 신문 인터넷판은 한미 FTA가 편향적이며 수출 주도의 나라인 한국에서 많은 실직자가 나올 것으로 생각하는 한국인들이 많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한미 FTA가 한국에 유리하며 2015년까지 양국 간 교역이 50%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프랑스의 AFP통신은 "한 야당의원이 협정에 대한 저항으로 국회의사당에서 최루탄을 터트린 지 몇 분 후 국회가 한미 FTA를 비준했다"며 "한국 집권당이 한미 FTA 비준안을 통과시키려고 돌발적으로 국회 본회의를 소집, 한 야당 의원의 최루탄 사건을 유발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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