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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한미FTA 비준] 전기톱, 해머, 소화기에 이제는 최루탄까지…
동아일보
업데이트
2011-11-22 22:55
2011년 11월 22일 22시 55분
입력
2011-11-22 18:00
2011년 11월 22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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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톱, 해머, 소화기에 이어 최루탄까지….
폭력으로 점철된 18대 국회에서 급기야 최루탄까지 등장했다.
한나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강행 처리에 나선 22일 오후 4시5분 경, 국회 본회의장 안에서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함께 노란 연기가 피어올랐다. 의원들은 매캐한 냄새에 콜록거리며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본회의장 단상 아래에 미리 놓아둔 가방에서 최루탄을 꺼내 뇌관 줄을 잡아당긴 것이라고 자유선진당 류근찬 의원이 전했다.
국회 본회의장에 최루탄이 터진 것은 헌정 사상 초유의 일로, 18대 국회가 '최루탄 국회'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는 순간이었다.
18대 국회는 임기 첫 해인 2008년부터 `난장판 국회'의 신호탄을 쐈다. 그해 연말 한·미 FTA 비준안 처리 과정에서는 전기톱과 해머, 소화기가 등장했다.
전기톱과 해머로 회의장 문고리 등을 자르고 부수는 사진과 영상은 전세계에 퍼졌고 국회는 국제적인 망신을 샀다.
미디어법 등 쟁점법안 처리와 그동안 3차례의 예산안 처리 때마다 회의장 점거, 강행 처리, 고성, 몸싸움이 반복됐다. 국회 경위가 동원되는 질서유지권이 예사로 발동됐다.
미디어법을 놓고 대치하던 여야는 동시에 본회의장을 점거하는 웃지못할 촌극을 벌였고, 작년 말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 처리 당시에는 여야 의원들이 주먹을 주고받는 난투극이 벌어졌다.
여야는 한바탕 난장판을 벌인 뒤에는 어김없이 '대화와 상생의 정치'를 강조하는 어색한 상황을 반복했다.
지난해 12월 예산안 처리 당시 주먹다짐을 했던 한나라당 김성회 의원과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3개월 후 사석에서 만나 언제 그랬느냐는 듯 '폭탄주 러브샷'을 하기도 했다.
폭력과 파행, 몸싸움과 난투극의 고질병이 되풀이되면서 국민의 정치 혐오증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의회 정치, 정당 정치가 실종된 자리에는 '안철수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고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에서 한바탕 회오리가 돼 정치권을 강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혐오 때문에 태풍처럼 나타난 '안철수 바람'에 여야가 전전긍긍하면서도 강행처리와 육탄 저지는 물론 최루탄까지 등장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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