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5일 “나는 반대를 많이 경험했다. 청계천(복원사업)과 4대강 사업 등도 반대가 많았다. 옳은 일은 반대가 있어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연말을 앞두고 모범 우편집배원 20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한 오찬 자리에서 나온 말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야당이 반대하지만 국익을 위해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인터넷에 회자되는 ‘한미 FTA 괴담’의 문제점을 처음으로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 FTA를 한다고 하니까 맹장수술 하는 데 500만 원이 들고 약값이 올라간다는 등 괴담이 돈다. 알 만한 사람들은 이것(FTA)을 해야 산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이 한미 FTA 체결에 자극을 받아 미국이 중심이 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서둘러 나선 것을 거론할 때는 “미국이 세계에서 제일 큰 시장이다. (우리가) 중국과 일본보다 유리하려면 빨리 (미국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 일본은 한국이 (미국과 FTA를) 먼저 했다고 시끄럽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 덴마크의 농업생산성이 한국보다 높다는 점을 거론하며 “미국 농축산물이 몰려온다고 겁먹으면 안 된다. 이 기회에 농촌도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왜 인건비 비싼 미국과 덴마크가 키운 닭고기, 돼지고기가 먼 길을 통해 수입되는데 가격이 우리보다 더 싸다. 뭐가 문제인가. 우리 농민이 더 똑똑한데 더 싸게 할 순 없는지…”라고 말했다. 또 “칠레와 FTA를 했을 때도 농촌이 다 죽는다고 얘기했지만 우리가 품종 개량을 해 (칠레보다) 훨씬 더 우수한 포도를 내놓고 있다”며 농산물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성 김 신임 주한 미국대사로부터 신임장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김 대사를 임명한 것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배려다. (김 대사가) 한국의 입장을 잘 대변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한국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초등학교를 다닌 김 대사에게 “어릴 때 친구들이 좋아하겠다”고 말하자 “김 대사는 “고국(Home Country)의 대사로 오게 돼 기쁘다”고 화답했다. 또 배석한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서울 은석초교 선배임을 설명하면서 “김 장관과 천영우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과 함께 한미관계를 잘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안녕하십니까”라는 첫인사를 제외하면 영어로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다음 달 17, 18일 일본을 방문하며 방일 중 일본군위안부 청구권 문제를 거론할지가 초점이 될 것이라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2월 방문은 계획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의제와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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