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박근혜, 정면승부해야 희망있을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30일 11시 09분


한나라당 원희룡 최고위원은 30일 "정책쇄신은 선거를 앞두고 큰 틀에서 국민의 마음 돌리기에 역부족"이라며 당 지도부와 친박(친박근혜) 진영의 정책쇄신 방향을 비판했다.

원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국민은 한나라당이 대한민국의 미래 주도세력으로서 어떤 큰 틀의 정치와 비전을 보이는지 마지막으로 일말의 기대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서도 "낡은 정치에 안주하는 흐름으로 포위돼 가고 있다"며 "새 정치를 주도하는 변화 리더십, 자신을 버리는 큰 정치를 안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작은 그릇을 지키는 폐쇄성과 수동성, 소극적 모습으로 가다가는 구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어려워질 수 있다"며 "정면승부해야 한다. 그래야 당과 박 전 대표에게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전날 당 쇄신연찬회에서 박 전 대표의 당대표 복귀 등을 조건으로 사퇴의사를 밝혔던 홍준표 대표에 대해서는 "큰 정치가 아니라 꼼수로 비친다"고 비판했다.

그는 범야권 대권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 "안철수 정도라면 대통령이 돼도 된다고 본다(22일 대경대 특강)"고 한 발언 때문에 비판을 받기도 했다.

친박계 이경재 의원은 "`안철수 현상'에 대해 각성하고 새 방향을 모색하라는 경고의 뜻으로 이해한다"면서도 "우리 당의 일부가 안철수로 대표되는 정당에 참여할 수 있다는 뉘앙스로 비칠 수 있다. 순화된 표현을 썼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친이계 홍문표 최고위원도 "요즘 `원 최고위원이 (한나라당에서) 발을 빼는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전화가 많이 온다"며 "입장을 분명히 해야지 뉘앙스가 이상하게 해석되면 당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가세했다.

비판이 이어지자 원 최고위원은 "저는 보수의 재창당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안 원장을) 대권주자 구도를 흔드는 위험 요소로 보고 (박 전 대표를) 방어하는데 치중한 시각에서 뛰어넘었으면 한다. 위기의식과 그에 따른 충정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는 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신당으로 가려고 한다는 것은 오해"라며 "보수 세력의 정통 상속자이자 지지율 1위인 박 전 대표가 새 정치를 주도하는 게 우리에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이어 "안 원장은 새 정치의 아이콘"이라며 "안철수의 정신을 배우면 우리가 새 정치를 주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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