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사진)는 1일 동아일보·채널A 등과 가진 4년 만의 첫 공식 인터뷰를 통해 스스럼없는 모습으로 ‘소통’ 코드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내 현안이나 정책에 대한 목소리의 강도가 한결 커진 것도 눈에 띈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2일 “이번 인터뷰를 시작으로 사실상 공식적으로 본인의 대선 행보에 들어섰음을 알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이제 언론 인터뷰와 강연을 통해 본인의 생각을 거침없이 밝힐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인터뷰에선 답변하기 곤란한 사생활에 관한 질문도 많았다. 박 전 대표는 예전이었으면 피해 갔을 답변들도 유머를 섞어가며 비교적 솔직하게 대답했다. ‘사랑’에 대한 추억과 부모님에 대한 소회를 털어놓는가 하면 중학교 시절 비키니 사진에 대해 “사실은 몸매가 받쳐주니까 입는 거예요”라고 말하는 재치를 보이기도 했다. 좋아하는 연예인은 코미디언 김병만 씨와 가수 원더걸스, 추천할 만한 책은 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 애창곡은 아바의 ‘댄싱퀸’이라고 대답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젊은 시절 소개팅에서 만났다면 어땠을까는 질문에는 “소개팅 잘 나왔다고 말했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안에 대해서도 박 전 대표는 앞으로 자신의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그동안 현 정부에 대한 평가 자체를 꺼려 왔지만 이번에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양적 성장, 수출 편향’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질적 발전과 수출·내수 쌍끌이 전략, 고용률 중시 등을 강조했다. ‘현 정부와 차별화된 경제정책이 무엇이냐’고 묻자 “중요한 것이니 답변하겠다”고 차별화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현재의 한나라당 지도부에 대해서는 올해 예산국회 마무리까지는 그대로 가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내년 총선 국면까지 현 지도부 체제로 갈지에 대해서는 “현 지도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문제”라며 즉답을 피했다. 대신 내년 초부터 시작될 총선 국면에서 “공천 제도화와 인재 영입에서 역할을 하겠다”고 말해 지도부 수준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당내 화합과 보수 통합의 메시지를 전달한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박 전 대표는 “지금 당내에서 친이, 친박 이런 구분은 없다. 친이, 친박이 아니라 국가가 잘되고 국민이 행복하게 하는 데 뜻을 같이하는 분이라면 함께 정치하는 게 중요하고 저도 그렇게 하려고 한다”며 당내 화합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힘 있는 어떤 사람이 마음대로 공천해서는 안 된다”는 대답과 맞물려 내년 총선 공천에서 계파 구분 없이 공정히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박세일 신당을 비롯한 보수 세력을 향해서도 “보수도 화합과 통합의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가 당내 화합과 보수 통합에 상당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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