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사진)이 1일 기자간담회에서 신당 창당 및 내년 총선 서울 강남권 출마설을 직접 부인하고 나서면서 안 원장의 향후 정치 행보를 두고 정치권에서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안 원장이 당을 만들지 않고 강남권에 출마하지 않더라도 총선 정국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내년 대선에 도전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일단 정치권은 안 원장의 스타일을 감안할 때 향후 정치 상황에 큰 변화가 있더라도 ‘말 바꾸기’라는 지적을 감수하면서까지 내년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안 원장이 그 정도로 말한 만큼 내년 총선 정국에서 직접 나설 가능성은 낮게 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안 원장은 간담회에서 야권 통합 참여 여부에 대해 “정치 관련 질문은 그 정도 답으로 충분히 확실하게 명확하게 말씀드린 것 같다”며 말을 잘랐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을 던지지 못했고, 안 원장도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대선 출마 여부는 물론이고 정치권 본격 등장 시기는 여전히 안갯속처럼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안테나도 여기에 모아져 있다. 한나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안 원장이 총선 결과를 본 뒤 대선 출마 여부와 시점을 얼마든지 정할 수 있다. 내년 대선 정국이 더더욱 안 원장의 행보에 쏠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박근혜 대세론’이 여전한 한나라당에 비해 아직 뚜렷한 대선 주자가 보이지 않는 민주당 등 야권이 더 유동적인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박원순 서울시장처럼 대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야권 통합 경선 참여를 전격 결정할 경우 삽시간에 정치권의 시선이 안 원장에게 쏠릴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안 원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인사들도 안 원장의 정치 행보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안 원장에게 내년 총선 출마를 권유해 온 것으로 알려진 김종인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원장의 여러 행위를 보면 정치에 전혀 뜻이 없는 사람도 아닌 것 같다”며 “정정당당하게 나와서 우리나라 상황이 어떻고, 이를 어떻게 처리하겠다고 말해 정직하게 국민에게 검증받는 게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될 사람은 정직하게 국민에게 평가받아야 한다. 학교에 숨어서 국민의 지지도를 쳐다보는 것은 정치할 사람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최근 제3신당 출현 가능성을 거론했던 법륜 스님은 이날 경남도청 강당에서 열린 ‘희망세상 만들기’ 순회강연에서 “안 원장이 정치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적이 없다. 신당 이야기도 없었고 다만 국민운동 같은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안 원장의 신당 창당 가능성을 낮게 봤다. ‘시골 의사’로 통하는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의원 원장은 “정치적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다”며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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