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혁신과통합’ 상임대표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7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회동을 갖고 대의원, 당원, 시민이 참여하는 선거인단을 구성해 통합 신당의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치르기로 의견을 모았다. ‘당원·시민 선거인단 70%, 대의원 30%’를 합산하는 방식이다. 신당의 당명은 공모절차 등을 거쳐 합당 수임기관 합동회의에서 결정하되 약칭은 ‘민주당’으로 하기로 했다. 최고위원회는 선출직 6명, 지명직 3명, 당연직 2명으로 하되 지명직에는 노동계 1명을 배정하고 여성, 지역을 고려하기로 했다. 청년의 정치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당연직 최고위원회에 청년 대표를 검토하기로 했다. 또 19대 총선 지역구 후보자 공천은 완전개방 시민경선을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혁신과통합과의 통합 과정에서 갈등과 충돌을 반복한 손 대표와 박지원 의원은 결국 결별했다. 박 의원은 성명을 내고 “어떠한 합의도 이뤄지지 않은 만큼 손 대표와 결별하고 저의 길을 가겠다”며 ‘마이웨이’를 선언했다. 박 의원은 또 “손 대표는 11일 전대를 성공적으로 치르라”며 “저는 전대의 결정을 따르겠다. 대의원들이 민주당을 지키는 통합을 결정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그가 ‘전대 보이콧’을 예고한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신당 창당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전체 대의원 1만2000여 명의 절반인 6000여 명 이상이 출석해야 한다. 출석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 전대는 무산되고, 신당 창당 역시 물 건너가게 된다. 또 절반 이상이 출석한다 하더라도 그 절반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만 신당으로 갈 수 있다. 그러나 “손학규 즉각 사퇴”를 요구하며 민주당 단독전대 소집 요구서에 서명한 대의원이 전체 대의원의 절반에 가까운 4600여 명이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대의원이 거의 모두 출석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한 중진 의원은 “지도부 선출도 아니고 몸담고 있는 당의 간판을 내리는 당 해체를 결의하기 위해 전국의 대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이기란 쉽지 않다”고 걱정했다. 손 대표 측 인사는 “전대를 치르느냐, 못 치르느냐가 손 대표의 차기 행보에 중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했다.
손 대표 측은 5일 시·도당 사무처장 회의를 열어 대의원들의 투표 참여를 최대한 독려해줄 것을 당부했다. 손 대표 측 최광웅 사무부총장은 “3일부터 당비를 내는 대의원들에게 ‘꼭 11일 전대에 참여해 달라’는 전화를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혁신과통합이 주축인 시민통합당은 이날 서울 강남구 논현동 복합문화공간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당원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당대회를 열고 이용선 창당준비위원장을 대표로 선출했다. 이 전 총리와 문 이사장은 지도위원으로 선임됐다. 시민통합당은 이 대표 등 7명으로 구성된 상임 운영위원회를 합당 수임기관으로 지정해 민주당과의 합당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당초 혁통은 창당준비위원회를 구성해 민주당과 합당하려 했지만 ‘창준위는 정당이 아니어서 합당의 주체가 될 수 없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에 따라 임시 독자정당을 창당했다. 민주당 전대에서 신당 창당을 의결하면 시민통합당은 민주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을 마무리할 때까지만 존재하게 된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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