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사진)이 이르면 다음 주 초 정계 은퇴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의장은 이런 결심을 제3자를 통해 이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이 대통령에게서 “참 고마운 결정을 해 주셨다”는 반응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박 정부의 실력자로 통했고 한나라당 최다선(6선)인 이 전 부의장이 사퇴의 뜻을 굳힘에 따라 홍준표 체제가 붕괴되고 박근혜 전 대표가 당의 최일선에 나설 것을 요구받는 격랑에 휘말린 한나라당과 여권에 큰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9일 통화에서 “이 전 부의장이 오래전부터 불출마 결심을 굳혔고, 이달 들어 공개할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전 부의장이 “내 문제로 당의 발전이나 개혁에 걸림돌이 되어선 안 되며, 이 대통령이 더 자유롭게 판단하고 (정치적인) 선택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말도 주위에 밝혔다고 전했다.
이 전 부의장은 12월 들어 자신의 보좌관이 체포되고, 당이 내홍에 빠지는 등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발표 시점을 잡지 못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전 부의장은 최근까지 매주 지역구(경북 포항남-울릉)를 방문하며 지역 주민들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몇몇 지인에게는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지 못하면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이야기도 돌면서 이 전 부의장이 다양한 선택을 놓고 고심해 온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이 전 부의장은 자신의 보좌관이 7억 원을 받은 혐의로 8일 자택에서 체포되는 등 정치적으로 사면초가의 상황에 몰렸다. 이 전 부의장은 9일 이례적으로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이 전 부의장은 자료에서 “제 보좌관의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고, 할 말을 잃었다”며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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