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오후 평양에서 송출되는 북한 방송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국내 사이트가 6년째 운영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산업·기술평가 사이트인 ‘North Korea Tech’는 9일 “평양방송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홈페이지”라며 ‘통일방송(www.sptv.co.kr)’을 소개했다. 이 방송은 서울 서초구에 주소를 두고 있고 서버도 한국에 둔 것으로 확인됐다. 매일 오후 4시 반부터 화면조정을 하다가 5시 정각에 시작해 10시 반까지 이어지는 조선중앙TV를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다. 이튿날 오후 북한방송 실시간 송출이 재개될 때까지는 전날 방송 녹화분을 재방송으로 볼 수 있다.
12일에도 이 홈페이지에서 지난주 방송된 다양한 조선중앙TV 프로그램의 제목을 클릭하면 재방송으로 볼 수 있었다. 뉴스를 비롯해 핵 활동 중단 요구를 거부하는 북한 외무성 담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군무자예술축전 관람, ‘백두의 여장군’ 김정숙 기록영화 등이 등록돼 있다. ‘독안에 든 여우’ 같은 어린이물도 있다.
조선중앙TV는 ‘타이콤5호’ 위성을 통해 아시아권에 방송되지만 국내에서는 당국의 전파 방해 등으로 일반 텔레비전으론 시청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통일방송은 북한에서 송출하는 위성신호를 수신기로 받아 인터넷에 연결해 재송출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방송 대표 임영선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남북이 너무 서로를 모른다고 생각해 6년 전부터 이 사이트를 운영해 왔다”며 “‘김일성 만세’를 외치는 사람과 ‘빨갱이 때려잡자’는 사람으로 양분된 대한민국이 한심했다”고 말했다. 1994년 탈북해 서울로 왔다는 임 씨는 “국가보안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오히려 통일방송을 보고 북한을 찬미하던 사람들도 입장을 바꾸는 등 순기능이 더 많다”며 “방송 초기 북한 측 대리인에게서 저작권료를 내라는 협박을 받았으나 개의치 않고 실시간 방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 방송을 대한민국 개인이 시청하는 것은 자유지만 이를 재송출하는 것은 국가보안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공안당국도 올해 상반기 이 사이트의 이적성 유무를 검토했으나 결론을 유보하고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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