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재단 이사장으로서 ‘안철수의 멘토’로 불리는 법륜 스님이 14일 청와대를 방문해 우회 화법으로 ‘나눔의 정치’를 강조했다. 이날 저녁 청와대 사랑채에서 대통령실과 경호처 직원, 인턴, 직원 가족들을 상대로 특별 강연을 한 것.
법륜 스님은 어린 시절 축구와 구슬치기를 했던 일화를 꺼냈다. 공통된 테마는 ‘나눔’이었다. “친구들로부터 10원씩 돈을 모아 축구공을 샀다. 그때 돈을 안 낸 아이들은 공을 차지 못하게 했다. 또 구슬치기를 잘했기 때문에 친구들에게서 많이 딴 뒤 집 장독대에 묻어뒀다”고 했다. 이어 “요즘 어린 시절 친구를 만나면 ‘구슬치기 잘하고, 반장 노릇을 똑 부러지게 잘했다’는 말을 듣는다. 누구도 내게 ‘참 제대로 된 사람’이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좀 더 일찍 나눔의 가치를 이해하고 베풀었다면 세상의 평가가 달라졌을 것이란 말이다.
법륜 스님은 “요즘 젊은이들이 과거보다 부유해졌고 학벌도 더 좋아졌지만 좌절하고 절망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가능성이 닫혀 있기 때문”이라며 “가능성이 열려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꿈은 실현 가능한 희망”이라며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성공도 비현실을 가능으로 바꾼 희망에서 비롯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젊은이들은 너무 안전한 것만 찾지 말라”면서 “한 개인의 작은 날갯짓은 작지만 실행해 봐야 한다. 실패하더라도 거기서 배우는 게 많다. 작은 실패는 큰 실패를 막아 주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지도부를 보면 화가 난다. 하지만 그 뒤에 아무것도 모르고 배고픈 사람이 있지 않으냐. 그들을 돕자는 게 내 생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이틀 전 청와대를 떠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법륜 스님과의 개인적 인연을 바탕으로 마련했다. 가수 노영심 씨,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일약 스타가 된 최성봉 씨, 전신 3도 화상을 딛고 일어선 이지선 씨 등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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