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정치판 짜여진 1992년이후 20년만에 총선과 같은해 실시
‘새 체제로 대체’ 전망 많아
2012년에는 20년 만에 총선, 대선이 같은 해에 치러진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양대 정당이 여야의 축을 이루고 이따금 제3정당이나 후보가 출현하는 현재의 정치판이 선거를 통해 구성된 것은 1992년이다. 당시 총선에서 집권 민주자유당(신한국당의 전신)은 과반 의석에 못 미치는 패배를 당했다. 그러나 대선에선 ‘문민정부 수립’을 내세운 당시 민자당의 김영삼 후보가 호남 고립의 지역 구도에 힘입어 당선됐다. 20년 동안 유지되어온 기존 정치체제가 새로운 체제로 대체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도 8개월 간격으로 총선과 대선이 치러지는 내년에 정치적 격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런 점에서 내년 대선을 ‘정초(定礎)선거’라고 규정한다.
1987년 대통령직선제 이후 치러진 역대 대선에선 그때그때마다 대선 판도를 가른 시대정신이 있었다. 1987년 13대 대선의 시대정신은 민주화운동과 군정 종식이었다. ‘6월 민주항쟁’을 통해 대통령직선제가 실시됐으나 당시 김영삼-김대중 후보의 단일화 실패로 노태우 후보가 승리했다.
1992년 14대 대선에서 김영삼 후보가 승리한 데 이어 1997년 15대 대선에선 ‘수평적 정권교체’를 내건 김대중 후보와 ‘3김 청산’을 내건 이회창 후보가 맞붙었다. 결과는 DJT(김대중-김종필-박태준) 야권 연합을 성사시킨 김 후보의 승리.
2002년 대선에선 ‘탈(脫)권위’와 ‘참여’를 앞세운 노무현 후보가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를 통해 승리를 거머쥐었다. 2007년 대선에선 10년 동안의 좌파 정권에서 국가경쟁력과 경제성장 동력이 훼손됐다고 판단한 국민이 ‘경제 전문가’를 내세운 이명박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 :: 정초 선거(定礎 選擧·Foundation Election) ::
단순히 일회적 의미를 갖는 선거가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고 사회의 틀을 잡는 중대한 선거를 일컫는다. ‘주춧돌을 놓는 선거’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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