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시대]국회 ‘김정일 사망’ 긴급질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3일 03시 00분


자유선진당 박선영 "17일 金 사망 첩보 국정원 보고 받은 靑,근거 대보라며 묵살”

국회는 22일 본회의에서 정부를 상대로 긴급 현안 질의를 갖고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관련한 각종 의혹과 정부의 대북 정보력 부재를 질타했다. 정부는 김 위원장의 사망 사실을 19일 북한 특별방송을 보고 파악했다고 밝혀 비판을 받아왔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미국 백악관 관계자가 17일 학교 동창인 (한국) 외교부 서기관에게 17일 오전 김 위원장의 사망을 첩보 수준에서 알려왔으나 이 서기관은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가정보원도 17일 김 위원장 사망과 관련한 첩보를 입수하고 청와대에 보고했으나 청와대가 ‘정확한 증거를 제시하라’며 묵살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김 위원장이 17일 오전 8시 반 열차 안에서 숨졌다는 북한 발표는 100% 허구”라고 주장했다. 16일 백두산 인근에서 완전 무장한 인민군이 이동하는 것이 관측됐는데, 이는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김정일 사망을 발표하기 전에 ‘1호 명령’을 내린 것과 맞아떨어진다는 것. 또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가 17일 오전 11시 단둥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간 것을 보더라도 이동 시간을 감안할 때 김 위원장의 사망 시간은 17일이 아닌 16일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김황식 국무총리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고를 받았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복수의 대북소식통에 확인한 결과 김 위원장은 16일 오전 1시 반경 자모산 별장에서 죽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모산 별장은 김 위원장이 가장 즐겨 머물던 평양 21호 관저에서 승용차로 1시간 정도 걸리는 곳이며, 21호 관저와 승용차로 달릴 수 있는 지하통로로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미래희망연대 송영선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정일 사망 시각과 관련해 “김 위원장은 16일 오후 8시 사망했다”며 “북한은 중국에 이 사실을 18일 오후 8시에 통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야행성인데 아침에 그렇게 시찰에 나설 이유가 없으며 15일 대형마트에 갔다 와서는 16일 동선이 전혀 안 잡힌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김부겸 이석현 김학재 의원 등은 현안 질의에서 “대북정보 수집 기능이 마비됐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김 총리는 “북한의 (19일) 특별방송 직후 (김 위원장 사망 사실을) 알았다”며 “정부로서도 기본적으로 능력은 갖고 있지만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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