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김정은 시대가 열리면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칠 사람이 그의 혈육인 고모 김경희(65)와 고모부 장성택(65)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김경희는 막후 실세의 역할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오빠의 여인들과 자식들 관리를 전담했듯이 후계자 김정은 주변도 챙길 것이다. 한때 알코올 의존 증세를 보였으며 최근에는 암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25일 대장 계급의 군복차림으로 등장한 장성택은 실세지만 김씨 혈통이 아니라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 1970년대와 2004년 두 차례에 걸쳐 실각한 적도 있다. 1988년 노동당 청소년사업부 부장으로 권부에 진입해 1995년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승승장구하던 장성택은 2004년 ‘철직’ 당했다. ‘분파행위자’로 찍혔기 때문이다.
한기범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전 국정원 3차장)은 “2003년경 박봉주 당시 내각 총리가 평양시 광복거리 건설공사에 자재를 우선 공급하라고 지시했을 때 담당자들이 ‘장성택 부부장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고 보고한 게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장성택의 측근이 결혼식에 다녀오다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끼리끼리 뭉치면서 호화판 결혼식으로 흥청거린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2002년 10월 북한 경제시찰단 18명 중 일원으로 남한에 왔을 때의 행보도 범상치 않았다. 장성택은 귀국길에 여성 의류 수천 점을 사서 돌아갔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물이 여성용 물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주변에 챙겨야 할 사람이 많다는 뜻이고 경제시찰단장인 박남기 국가계획위원장을 의식하지 않을 정도로 막강 권력을 쥐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남쪽에 머무는 동안 그는 서울 지하철, 코엑스몰, 지방 공장, 제주도 등 곳곳을 둘러봤다. 이때 시내의 한 룸살롱까지 갔다고 한다. 당시 현장을 잘 아는 A 씨는 “처음에는 차분하게 술을 마시던 장성택이 나중에는 폭음을 하면서 ‘공화국의 앞날이 걱정이다’라고 한탄을 하더라”고 전했다. 장성택은 “어떤 정책수단을 써도 북조선 경제를 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인사불성이 되도록 술을 마셨고 이튿날 일정까지 차질을 빚었다고 한다.
2004년 실각에는 당시 룸살롱 사건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장성택은 혁명화교육을 거쳐 2006년 1월 노동당 수도건설부 제1부부장으로 복권했고 이듬해 부장으로 승진했다. 전직 고위 당국자는 “장성택은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군사뿐 아니라 국가사업에도 관여하고 있지만 2004년 분파사건을 겪은 이후 조용히 지내야 자신의 생명이 길다는 것을 안다”며 운신의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21일 김정일 빈소에 모습을 드러낸 김정은의 여동생 여정(24)의 향후 행보도 관심사다. 여정은 1994년 김일성 장례식 때 김경희가 섰던 바로 그 위치에서 조문객들을 맞았다. 김정은이 권력을 굳혀가는 과정에서 여정이 김경희의 과거 역할을 대신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김정은의 형 정철(30)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정은에게 형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주민들이 “왜 형이 계승하지 않았느냐”고 술렁거릴 가능성이 높아 아예 배제됐을 가능성이 크다. 정철은 앞으로도 ‘투명인간’의 길을 걸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력의지가 약했던 정철은 팝음악에 심취한 척하면서 권력과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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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26 06:57:54
장씨 조카 정은이 데리고 내려와라. 그럼 북한 경제난 해결된다. 더 이상 중국넘에게 헐값으로 광물 팔아먹지말고 얻어 먹지도 말고 니들이 믿을것은 핏줄이야 한민족...
2011-12-26 06:56:51
그렇게라도 판단하고 돌아갔다면 다행이다. 북한의 생활상이 전셰게에 유포되고 탈북자가 급증하고있는데도 평양부근 열성당원들이 사는곳엔 우리가 지원한 쌀로 배부르게먹고산답니다. 그러나 군부는 절대로 경졔를 느추어서않됩니다. 정신차려야 우리가 살수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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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26 06:57:54
장씨 조카 정은이 데리고 내려와라. 그럼 북한 경제난 해결된다. 더 이상 중국넘에게 헐값으로 광물 팔아먹지말고 얻어 먹지도 말고 니들이 믿을것은 핏줄이야 한민족...
2011-12-26 06:56:51
그렇게라도 판단하고 돌아갔다면 다행이다. 북한의 생활상이 전셰게에 유포되고 탈북자가 급증하고있는데도 평양부근 열성당원들이 사는곳엔 우리가 지원한 쌀로 배부르게먹고산답니다. 그러나 군부는 절대로 경졔를 느추어서않됩니다. 정신차려야 우리가 살수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