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한나라당의 쇄신 무기에 경각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8일 03시 00분


“박근혜 이미지 정치” 비판속 “총선 안심하다간 큰 코 다쳐”

민주통합당은 27일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각종 쇄신책을 쏟아내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야권 통합과 새 지도부 경선으로 한껏 달아오른 상승세가 자칫 여당의 개혁 기세에 눌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인영 전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근혜 비대위의 면면이 공개됐다”며 “한나라당이 전면적 쇄신의 무기를 들고 국민에게 다가서는 모습에 민주통합당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문학진 의원은 “한나라당이 쇄신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며 “민주통합당이 내년 수도권에서 승리할 거라고 안주하다가는 큰 코 다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이 탄핵 역풍으로 다 쓰러져가던 한나라당의 대표를 맡아 당을 부활시킨 2004년 총선 상황을 내심 경계하는 것이다.

민주당이 이날 박 위원장을 집중 겨냥해 비판 수위를 높인 것도 이 때문이다. 오종식 대변인은 한나라당 비대위에 대해 “박근혜식 이미지 정치가 고스란히 인선에 반영됐다”며 “국정쇄신에 대한 국민적 요구를 회피하기 위한 방편이 아니기를 희망한다”고 날을 세웠다.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박근혜 예산’이란 해괴한 예산이 등장했다”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1조 원의 선거용 선심성 예산을 반영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력한 당권주자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한 라디오에 출연해 “박 위원장이 쇄신을 들고 나왔지만 대권주자라 자기 세력을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되는 조건이고 저는 아무것도 거머쥐지 않은 빈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앞으로 한나라당의 쇄신풍이 커질수록 민주당의 맞불도 점점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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