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구속된 정봉주 전 열린우리당 의원에게 ‘환송 최고위원회의’를 열어줬던 민주통합당이 이젠 ‘정봉주 구하기’를 위해 정부와 법원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민주통합당은 29일 국회에서 ‘당 BBK 진상조사위원장 정봉주 구명위원회’ 1차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구명위원장인 천정배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정봉주 전 의원을 구출하기 위한 전쟁을 시작한다”며 “이 전쟁은 진실을 좇는 99% 시민과 진실이 두려운 1% 간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지낸 천 위원장이 대법원 확정 판결로 구속된 사안에 대해 ‘구출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이어 그는 “정 전 의원은 당장 우리 곁으로 돌아와야 한다”며 “우리는 대대적인 국민운동 등 모든 법적, 정치적 수단을 활용해 국내 여론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와 세계 시민여론을 움직이겠다”고 강조했다.
이종걸 의원은 “정 전 의원 사태야말로 진실이 가려지고 민주주의의 위기 조짐이 보이는 중요한 사건”이라며 “정봉주 죽이기에 맞서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전의를 다졌다.
이날 회의에는 정 전 의원의 팬클럽인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미권스)의 카페지기(회장)인 ‘민국파’(실명이 아닌 인터넷 아이디) 씨가 구명위 부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해 민주당과 ‘정봉주 구명’ 전략을 논의했다. 제1야당의 공식 회의에 특정 정치인의 팬클럽 대표가 자리한 것이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구명위원회를 구성하고 힘을 모아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미권스’도 힘을 합쳐 정 전 의원이 구출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당 안팎에선 “구명 활동은 좋지만 팬클럽 대표까지 회의석상에 앉히는 것은 모양이 이상하다”는 말도 들렸다. 당의 한 관계자는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이 잘못됐다고 ‘박사모’(박 위원장 팬클럽) 대표를 회의에 참석시킨 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정 전 의원의 변론을 맡고 있는 이재화 변호사는 “정 전 의원이 감사의 마음을 표했으며 현재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전 의원은 27일 자신을 면회 온 ‘나는 꼼수다’ 멤버들에게 “요즘 콩 값이 올라 콩밥 대신에 쌀과 보리밥을 먹었다. 나는 먹을 만한데 가카(이명박 대통령)께서는 정말 힘드실 거야”라고 말했다고 한다.
구명위는 이날 회의에서 당 차원의 조직을 넘어 시민사회 세력과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전 세계 비정부기구(NGO)와 앰네스티 등과도 접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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