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인을 쇄신 대상 지목해선 안돼” ‘벤처 1세대’ 조현정 비대위원 인터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30일 03시 00분


조현정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54·사진)은 29일 “비대위원들은 한나라당의 얼굴마담을 하러 온 게 아니다”면서 “국민 정서를 그대로 당에 전달하겠다”고 별렀다.

‘벤처 1세대’ 대표 인사인 조 위원은 1983년 비트컴퓨터를 설립해 현재까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비대위에서 ‘불통 정당’의 체질을 바꾸는 소통 분과를 맡았다. 이날도 0시 16분부터 30분 동안 10건의 ‘폭풍 트윗’을 날리며 트위터리안의 격려, 항의에 일일이 답하고 잠들었다고 한다.

조 위원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민 정서를 이해하려면 비대위가 ‘나꼼수(나는꼼수다) 이슈’를 먼저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이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 사건, 이명박 대통령 친인척 비리 문제 등을 정면으로 짚고 극복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상돈 비대위원이 제기한 ‘이명박 정부 실세·전 당 대표 퇴진론’ 등 쇄신 방식에 대해서는 “특정인을 지목해선 안 된다”며 다른 견해를 나타냈다. 조 위원은 “정치판은 ‘내가 살려면 누구를 죽여야 한다’고 하지만 기업하는 사람들은 ‘플러스’를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 위원은 한나라당의 쇄신 움직임이 번번이 실패한 데 대해 “계파 문제”라고 단언했다. “밖에서 보니 A 계파가 ‘바꾸자’고 하면 B, C 계파가 ‘무슨 소리냐’ 하고 B 계파가 ‘없애자’고 하면 A, C 계파가 ‘안 된다’고 하더라”는 것이다. 이어 “비대위원들은 계파도 없고, 꿀릴 게 없다”고 말했다. 당장 친이(친이명박)계의 역공이 나오는 데 대해선 “수십 년 이어온 정당이니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공학과 출신인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요청과 몇몇 이공계 좌장들의 설득으로 비대위에 참여한 그에겐 챙겨야 할 과제가 있다. 그는 “국회의원 295명 중 이공계 출신이 4.4%(16명)에 불과하다는 건 정상적이지 않다”면서 “공천 기준을 만드는 과정에서 19대 국회엔 이공계 출신 의원이 두 자릿수 비율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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