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후진타오 ‘김정은의 북한-한중 FTA동맹’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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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5일 03시 00분


■ 9∼11일 중국 국빈방문

안중근기념관서 보훈처 업무보고 받는 MB 이명박 대통령(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2012년 국가보훈처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양 국가보훈처장의 진행으로 이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국민통합을 위한 나라사랑 정신함양’을 주제로 토론을 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안중근기념관서 보훈처 업무보고 받는 MB 이명박 대통령(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2012년 국가보훈처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양 국가보훈처장의 진행으로 이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국민통합을 위한 나라사랑 정신함양’을 주제로 토론을 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이 9∼11일 중국 베이징을 국빈 방문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 한중 수교 20년을 맞아 성사된 방문은 이 대통령 취임 후 여섯 번째 중국 방문이자 두 번째 국빈 방문이다.

두 정상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후 한반도 정세가 유동적인 가운데 열리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 체제의 앞날 △동북아시아 안보질서 △북한 핵 문제 해법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논의한다. 하나하나가 굵직한 사안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김정일 사망 이후 주변 4대 강국 가운데 후 주석과만 통화를 하지 못했던 만큼 이번 회담은 중국 지도부가 북한의 앞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평양에서는 어떤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기회가 될 수 있다.

김정은 체제가 안착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북한은 “이명박 정권과는 상종하지 않겠다”며 내부 결속 목적의 대남 강경 자세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협력이 절실하다. 최소한 양국이 한목소리로 강조하는 ‘전략적 소통’이라도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같은 양국 간 갈등 현안도 풀어야 한다.

하지만 중국이 그동안 북한의 안정적 권력승계를 강조하면서 주변국에 “북한을 자극하지 말라”고 거듭 경고한 상황에서 얼마나 성과를 얻을지는 미지수다. 중국은 천안함 폭침사건을 포함해 북한 문제에서만큼은 일방적인 ‘평양 편들기’를 계속했다.

청와대는 이번 방중의 목표를 ‘G2 외교의 성숙’에 두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과 군사동맹을 넘어선 ‘다원적인 전략동맹’ 관계를 마련한 만큼 이번에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G2 외교에서 균형을 잡아가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정부가 한중 FTA 카드를 빼든 것도 이런 전략적 고려가 강하게 작용했다. 중국에 대한 외교적 레버리지(지렛대)가 없어 고민해 온 정부로서는 ‘일본보다 우리와 먼저 FTA를 체결하자’는 중국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그 반대급부로 중국의 전략적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FTA에 관한 한 중국이 매우 적극적으로 우리에게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와대 측은 이번 정상회담이 사실상 한중 FTA 협상의 개시를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한 핵심 관계자는 4일 “이번 회담을 마친 뒤 발표문에 한중 FTA 논의결과가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본보 4일자 A1면 韓中정상회담서 FTA협상 개시 발표
A5면 韓中정상 FTA협상 개시 곧 발표… 경제적 효과는

정부는 양국 정상의 발표 이후 관보 게재, 2주 내 공청회 실시, FTA 실무위원회 구성, 대외경제장관회의 의결을 거쳐 본격적인 FTA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2월 중순 공식 협상 개시가 가능하다.

다만 협상을 시작하더라도 고추, 마늘을 포함한 농산물 등 민감한 품목을 놓고 진행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협상 품목 수 및 수입액의 10%까지 자유화 제외를 인정받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그 과정에서 협상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최종적으로 한중 FTA가 체결되면 한국은 유럽연합(EU)과 미국에 이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과도 ‘경제동맹’을 맺게 된다. 또 중국과의 FTA 협상 자체만으로도 조급해진 일본과의 향후 FTA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신봉길 한중일협력사무국 사무총장은 “한중일이 FTA로 엮이면 경제동맹을 넘어 동아시아의 안보 지형까지 바꾼다는 함의가 있다”며 “자유무역의 경제동맹 사이에서 고립된 섬으로 남아있게 될 북한에 개혁 개방을 하도록 압박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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