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았던 홍보전문가가 입당원서를 쓴다. 한나라당의 조동원 신임 홍보기획본부장(55·사진)은 6일 당직자들과 첫 회의를 열고 당의 홍보기획 기능에 메스를 들이대기 시작했다.
그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일 중심으로 생각을 한다. 당이 어렵다고 도와달라고 하는데 돕기 위해서 당적을 가져야 한다면 기꺼이 입당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 본부장은 부스스한 머리에 흰색과 검은색 수염이 뒤덮인 얼굴로 나타났다. 검은 점퍼 차림에 회색 목도리를 두른 그는 정장 차림의 황영철 대변인과 묘한 대비를 이뤘다.
조 본부장은 당직 임명에 대해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구체적인 주문을 하지는 않았고 제가 살아온 과정이 많이 엎치락뒤치락했는데 그런 인생 경험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본부장직 수락을 고심했느냐’는 질문에 “제가 나이가 들어 광고계에서 일을 안 준다”고 농담을 한 뒤 “광고계 후배의 소개로 이틀 전 박 위원장을 처음 만났을 때 참 따뜻한 분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광고카피를 만든 전문가로서 ‘국민만 보고 가겠습니다’라는 한나라당 현재 홍보문구에 대해선 “국민만 바라보고 가면 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답했다. 그동안의 당 홍보문구에 대해 “기억 남는 게 없다”면서 “광고나 포장은 국민을 설득하는 게 아니라 수단일 뿐이며 당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홍보가) 달라진다”는 뼈 있는 말을 했다. 그는 당명 개정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으로 가는 게 낫다고 생각하지만 그 이유는 지금 말씀드릴 게 아닌 것 같다”고만 했다. 조 본부장은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스무 살의 011’ 등 유명 광고카피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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