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全大 돈봉투’ 檢수사 어디로 튈지 몰라 부담? 민주 당권주자들 ‘의외로’ 잠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7일 03시 00분


토론회서 2명만 짧은 언급
시민선거인단 표심 겨냥 ‘FTA 반대-정봉주 구하기’… 갈수록 선명성 경쟁 치열

민주 당권주자들 서울 토론회 민주통합당 당권 주자 9명이 6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정책토론회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학영 한명숙 문성근 김부겸 박용진 박지원 이강래 박영선 이인영 후보.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민주 당권주자들 서울 토론회 민주통합당 당권 주자 9명이 6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정책토론회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학영 한명숙 문성근 김부겸 박용진 박지원 이강래 박영선 이인영 후보.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민주통합당이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라는 엄청난 호재를 맞고도 의외로 잠잠하다. 5일 대전에서 열린 ‘당 대표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이 문제에 대한 십자포화가 예상됐지만, 9명의 후보는 모두 이를 비켜갔다. 6일 수도권 첫 TV 합동토론회에서도 “돈봉투 살포가 사실이라면 관련자가 사퇴해야 한다”(박영선 의원), “한나라당에서는 대표를 사고파는 일이 벌어졌다”(이인영 전 최고위원)는 짧은 멘트가 나왔을 뿐이다.

[채널A 영상] [단독] 민주당까지 돈봉투 경선? 흔들리는 정치권

이처럼 점잖은 반응은 최근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에서 보여준 파상공세와는 판이한 태도다. 이는 민주당 역시 과거 ‘전대 금품 수수’ 관행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차분히 검찰 수사를 지켜볼 공산이 크다.

한편 중반으로 접어든 민주당 전대 레이스는 갈수록 ‘포퓰리즘적 선동’으로 흐르는 양상을 보인다. 대의원과 당원을 집중 공략하던 과거 전대 전략이 먹혀들지 않으면서 각 캠프가 비중이 커진 시민선거인단을 공략하는 데 주력하기 때문이다. 시민선거인단 신청자는 6일 50만 명을 돌파했다. 등록 마감일인 7일까지 6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당비를 내는 당원(12만 명)의 5배다.

YMCA 사무총장 출신 이학용 후보는 이날 TV 토론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여부를 민주당 공천의 첫 번째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인영 전 최고위원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FTA 반대나 재벌개혁 의지를 공천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후보들은 일단 선명성 경쟁을 통해 진보좌파 성향 유권자의 표를 얻으려는 계산이다.

당권주자들은 BBK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구속된 정봉주 전 의원 구하기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른바 ‘정봉주 마케팅’이다.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로 스타덤에 오른 정 전 의원의 팬클럽 회원이 시민선거인단에 대거 가입한 것을 의식한 것이다.

이날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는 한명숙 전 총리가 대표인 ‘나와라, 정봉주 국민본부’ 출범식이 열렸다. 본부 산하 정봉주법위원회는 또 다른 당권주자인 박영선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다. 박지원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대표가 되면 정 전 의원의 사면을 적극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시민 참여를 독려하는 새로운 시도도 눈에 띈다. 박영선 의원은 오후 8시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에서 ‘MB그물’이라는 주제로 ‘보트몹(votemob)’을 선보였다. 플래시몹의 일종인 보트몹은 지난해 캐나다 총선에서 투표를 독려하는 대학생들이 시작해 인기를 끈 이벤트다. 박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 팔로어들과 ‘이명박(MB) 대통령이 도망가지 못하게 한다’는 콘셉트로 손과 손을 맞잡고 발과 발을 붙여서 인간 그물을 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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