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나쁘면 F 받는데 국회의원은… 전과자 국회의원들 보면 어이없어”“육아 때문에 직장 그만두고 우울증… 출산 장려금 1억원 주면 애 낳겠다”
“취업과 스펙에만 매달려야 하는 20대, 대학생, 청춘이 마음껏 연애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10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인재영입분과위(위원장 서울대 조동성 교수) 워크숍에선 여느 정당 행사에선 들을 수 없는 얘기가 쏟아져 나왔다. 이날 발표자 4명은 정치인도, 정책전문가도 아닌 ‘일반인’들이었다.
사회를 맡은 성연신 고려대 교수는 회의실 벽에 붙은 ‘국민만 보고 가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가리키면서 “(한나라당이) 바라보고 가겠다는 국민이 이 자리에 모였다”며 토론을 시작했다.
자신을 ‘전국백수연대에서 활동하는 30대 중반의 실업자’라고 소개한 김광섭 씨, 인천재능대 1학년 최영 씨, 육아를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를 했던 출판사 대표 이은경 씨, 구두 수선을 하며 행복을 나누는 일을 한다는 김병록 씨는 각기 2030세대, 여성, 서민을 대표해 나왔다. 투박했지만 기성 정치권을 향한 진솔하고 생생한 얘기가 이어졌다.
최 씨는 “대학생도 결석하고 성적 나쁘면 F(학점) 받는데 국회의원은…”이라며 정치인도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입시제도 때문에 학생들이 자살하는데, 의원들이 선거 때문에 자살했다는 얘기는 못 들었다. 버스요금 같은 기본 물가도 모르면서 의원 하겠다는 분들은 국민이 직접 설문조사로 뽑은 문제로 시험을 치르게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전업주부를 하면서 우울증까지 앓았다는 이 씨는 “애가 아프면 왜 항상 (아빠가 아니라) 엄마가 일찍 (집에) 들어가야 하나. 애는 죽을 때까지 ‘AS(애프터서비스)’를 해야 하더라. (수백만 원 출산 장려금이 아니라) 1억 원 주면 애를 낳겠다”며 기혼여성의 어려움과 현실성 없는 보육정책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 김병록 씨는 “서민들은 ‘언젠가는 잘되겠지’라고 믿고 기다린다”면서도 “전과자 국회의원을 보면 서민들은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조동성 교수는 마무리 발언에서 “역시 현장을 찾아가는 정치를 해야겠다. 다음에는 현장에서 워크숍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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