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강 ‘보수’ 유지… 박근혜 “논쟁 바람직 안해” 더는 논의 않기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13일 03시 00분


朴 “비대위 흔들지 말라”
외부위원 6명 “총선 불출마”

한나라당은 당의 정강·정책에 명시된 ‘보수’라는 용어를 논란 끝에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비대위 회의에서 “당의 핵심가치를 시대 변화에 맞게 다듬는 것은 필요하다”면서도 “정책 쇄신 작업이 진행되는 와중에 ‘보수’와 관련한 논쟁이 계속 벌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친이(친이명박)계 핵심인사 용퇴론에 이어 당의 정체성 논쟁이 비박(非朴·비박근혜) 진영의 ‘반발 명분’으로 작용하자 쇄신 동력을 떨어뜨릴 분란 요소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황영철 대변인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더는 ‘보수’ 용어 삭제 논의를 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사실상 삭제하지 않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4·11 총선을 앞두고 중도로의 외연 확장을 위해 ‘보수’ 용어 삭제 카드를 꺼냈던 김종인 비대위원은 “개인 생각은 추호도 바꿀 생각이 없다”면서도 “의미와 다르게 논쟁이 번졌다”며 박 위원장의 뜻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이날 ‘재창당론’에 대해서도 “내용이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간판만 바꾸면 국민이 더 용납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잘라 말했다. 당 일각의 ‘비대위원 사퇴’ 주장에 대해선 “쇄신 자체를 가로막는 언행이라든가 비대위를 흔드는 언행은 자제돼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그는 “비대위원을 (자기) 정치하러 온 것처럼 바라보는 시각은 옳지 않다”며 “이런 시각차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불필요한 분열과 갈등, 혼란만 일으킬 뿐”이라고 말했다. 회의 직후 6인의 외부 비대위원은 김종인 위원의 제안에 따라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한나라당은 17일 비대위원과 당 소속 의원들이 참여하는 연석회의를 열어 공천개혁안 초안을 비롯해 그동안 비대위가 마련한 쇄신 방안들을 공개 토론에 부치기로 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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