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의장, 해외순방 일정 모두 소화할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13일 10시 54분


국회 "해외일정 조정 검토 안해"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 봉투 파문에 휩싸인 박희태 국회의장이 지난 8일부터 시작한 10박11일간의 해외순방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박 의장은 일본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태평양 의회포럼(APPF) 총회 참석에 이어 우즈베키스탄·아제르바이잔·두바이·스리랑카 방문 등을 위해 지난 8일 출국했고, 13일 현재 아제르바이잔에 머물고 있다.

일정대로라면 박 의장은 이날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 등 아제르바이잔 정·관계 주요 인사들과 면담한다.

이어 14~15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찾아 UAE와 군사협력차원에서 파견된 아크부대를 격려 방문하고, 15~17일 스리랑카를 찾아 마힌다 라자팍사 대통령 등을 만난 뒤 18일 새벽 귀국할 계획이다.

검찰의 `돈 봉투' 사건 수사가 가속화되며 지난 2008년 전당대회 당시 `박희태 캠프' 참여 인사들의 줄소환이 예고된 상황이지만, 박 의장은 `일정 소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셈이다.

민주통합당은 박 의장의 조속한 귀국 및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순방일정 단축를 주장하지는 않지만 귀국 직후 적절한 대응을 통해 `결자해지'할 것을 사실상 요청한 상태다.

여야 모두 박 의장의 의장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박 의장으로서는 귀국 직후 검찰 조사라는 법적 대응과 함께 정치적 입장 표시라는 무거운 숙제를 안은 상황이다.

박 의장 측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정 조정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국회 관계자도 "외국 정상과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다만 박 의장은 국내 참모들로부터 돈 봉투 사건에 대한 언론보도 내용 등을 수시로 보고받고 있다. 박 의장은 언론의 각종 의혹 제기 및 검찰 수사상황에 대해 이렇다할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박 의장이 수사 착수 직후 돈 봉투를 돌려받은 것으로 알려진 자신의 전 비서 고명진씨와 국제전화 통화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 한 국회관계자는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와 함께 박 의장을 20년가량 보좌하며 사실상 `집사' 역할을 하고, 전대 당시 `박희태 캠프'에서 재정·총무 업무를 담당한 조정만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박희태 캠프의 3인방'으로 불리는 조 정책수석은 당시 돈 봉투 사건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는 핵심 인물로 꼽힌다.

한 국회 관계자는 이날 오전 조 수석의 출근 여부를 묻는 질문에 "워낙 외부 일정이 많은 관계로 현재 자리에 없다"고만 답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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