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에서 외교안보정책의 ‘실세 기획자’로 불려온 김태효 대통령대외전략비서관(사진)이 대외전략기획관으로 승진했다. 기획관은 수석비서관(차관급)과 비서관(1급)의 중간 자리로 통상 수석급으로 분류된다. 수석회의에 참석하고 국무회의에 배석한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15일 “김정일 사후의 한반도 정세관리 및 자유무역협정(FTA) 분야에서 보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기획관 자리를 신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이 대통령의 가장 오랜 외교안보 참모인 김 기획관을 배려하는 ‘격려 승진’으로 평가된다. 김 비서관은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2004년 주말 공부모임 참석자로 인연을 맺었고, 외교안보수석실 선임비서관으로 4년간 이 대통령을 보좌해 왔다.
이런 신임을 바탕으로 대북정책과 전시작전권 전환 연기, 한미 FTA 타결 등 한미동맹 이슈의 실무를 총괄했고 지난해 중국 베이징에서 3차 남북 정상회담을 전제로 한 대북 비밀접촉에 나섰다. ‘장수 참모’로서 김 기획관의 위상은 2010년 국회에서 열린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인사청문회 때 드러났다. 1급 공무원이던 그는 참고인으로 출석했지만 “정부의 대북정책을 설명해 달라”며 장관급에게 던질 질문이 쏟아졌다.
기획관 승진은 이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그를 천영우 외교안보수석의 관할 밖으로 빼내 별도의 기획관 자리를 만드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천 수석 아래에 두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원칙론자로 알려진 김 기획관의 승진이 북한에 불필요한 오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한다. 그는 여전히 “북한의 천안함, 연평도 도발 책임에서 김정일과 김정은을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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