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인사 앞두고 법원장급 3명 등 잇단 사의…‘양승태 평생법관제’ 흔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17일 03시 00분


다음 달 법관 정기인사를 앞두고 법원장급 고위 법관들이 잇따라 사의를 표명하면서 최근 사법부가 추진하고 있는 ‘평생법관제’에도 제동이 걸렸다.

16일 대법원에 따르면 최은수 특허법원장(58·사법시험 19회)을 비롯해 유승정 서울남부지법원장(57·21회), 안영률 서울서부지법원장(55·21회) 등 법원장 3명이 최근 대법원에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김용섭 서울고법 부장판사(56·26회)도 사의를 표명했다. 이 밖에도 법원장급 법관 1, 2명이 용퇴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월 말 법관 정기인사를 앞두고 고위 법관들이 정년을 채우지 않고 사퇴하는 일은 매년 반복됐지만 이번 인사부터 평생법관제가 도입될 예정이라 파장이 작지 않다. 평생법관제는 법원장 등 고위직에 올랐다 임기가 끝난 뒤에도 법원을 떠나지 않고 정년까지 법원에 남아 재판 실무를 맡는 제도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퇴임 법관에 의한 전관예우 등 법조계의 고질적 병폐를 막고 경륜이 짧은 법관의 ‘튀는 판결’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평생법관제 도입을 적극 추진해왔다.

법원장급 고위법관의 줄사퇴에 법원 내부에서는 평생법관제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법원 관계자는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법복을 벗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번 사의 표명으로 평생법관제의 성패를 예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새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