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총선 불출마 생각해본 적 없다”

“달성은 주민과 상의해 결정… 중앙당 폐지 총선前 힘들어”… 수도권 출마 가능성 열어놔
김종인 “朴, 비례1번 맡을수도”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기자들과 만나 총선 불출마 여부에 대해 “전혀 생각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언론이 (불출마 근거로) 인용한 친박(친박근혜)은 도깨비방망이 같다. 그런 건 직접 얘기할 사안이지 누구를 시켜서 할 게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박 위원장은 다만 “(현) 지역구(대구 달성) 출마 문제는 지역에 계신 분들과 상의 없이 제가 단독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상황에 따라 지역구를 옮겨 수도권 격전지에 출마하거나 비례대표 후보로 나설 수도 있음을 내비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종인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은 “(박 위원장이) 어느 지역에 출마할 수도 있지만 비례대표 1번 등을 맡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당내 일각의 중앙당 폐지 주장 등에 대해 “방향은 맞다”면서도 “총선 전엔 물리적으로 힘들다. 지금 사무처는 벌써 (총선 대비) 체제에 들어갔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정강·정책에서 ‘보수’라는 표현을 삭제하자는 주장에 대해선 “시대에 맞춰 정강·정책을 다듬을 필요는 있지만, (의견을 낸) 김종인 비대위원도 사견이라고 했고 국민의 삶이 고달픈데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책이 먼저 나와야 한다”고 정리했다. 박 위원장은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정치철학은 국민이 안거낙업(安居樂業·평안하게 살면서 자기 일을 즐겁게 한다)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박 위원장은 전날 민주통합당의 전당대회 결과에 대해 “(주요 정당 대표를 모두 여성이 맡은 건) 처음이다. 우연일 수 있지만 여성의 참여가 늘어날 조짐”이라고 평가했다. 2위를 차지한 문성근 최고위원에 대해서는 “그분은 정치활동도 많이 한 분 아닌가”라고 말했다. 또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에 대해 “전제조건이 여야가 같은 날 한다는 거다. 그렇지 않으면 역(逆)선택 문제가 굉장히 심각할 수 있다”며 야당의 수용을 촉구했다.

박 위원장은 2004년 총선 때 자신이 탄핵정국의 위기에서 구해낸 한나라당이 다시 비대위를 구성한 상황을 맞게 된 데 대해선 “참담한 생각이 많이 든다”며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라 일벌백계하고 구태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