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캠프에 수억원 입금’ 의혹… 문병욱 라미드그룹 회장 30일 소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30일 03시 00분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박희태 후보 캠프 계좌에 라미드그룹(옛 썬앤문그룹)에서 수억 원의 돈이 유입된 정황을 포착한 검찰이 문병욱 라미드그룹 회장에게 30일 오후 검찰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라미드그룹 사무실 문이 굳게 잠겨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박희태 후보 캠프 계좌에 라미드그룹(옛 썬앤문그룹)에서 수억 원의 돈이 유입된 정황을 포착한 검찰이 문병욱 라미드그룹 회장에게 30일 오후 검찰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라미드그룹 사무실 문이 굳게 잠겨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선거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전당대회 당시 박희태 후보(국회의장) 캠프에 라미드그룹(옛 썬앤문그룹) 자금이 유입됐다는 의혹을 포착하고 이 회사 문병욱 회장에게 30일 오후 출석을 통보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은 박 후보 캠프 관련 계좌 추적 과정에서 문 회장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박 후보 측 계좌에 성격이 불분명한 돈 수억 원을 입금한 단서를 포착해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다. 검찰은 문 회장 측이 보낸 돈이 안병용 한나라당 서울 은평갑 당협위원장이 서울 지역 당협 간부들에게 뿌리라며 구의원들에게 건넨 2000만 원이나 고승덕 의원실에 전달된 300만 원과 관련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28일까지 라미드그룹 회계담당 간부 2명을 불러 전당대회 전 박 후보 캠프에 돈을 건넨 경위 등을 추궁했지만 이들은 “4년 전 일이고 재무 담당자가 바뀌어 자세한 내용을 모른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희태 의장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박 의장은 전당대회 5개월 전 다른 변호사와 함께 라미드그룹 계열사 관련 사건을 수임하며 수임료를 받은 사실이 있을 뿐 전당대회와 관련해서는 단 한 푼도 받은 일이 없다”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한편 민주통합당은 검찰이 문 회장 소환을 통보한 데 대해 이날 아무런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침묵했다. 그간 돈봉투 문제가 나올 때마다 한나라당에 ‘돈봉투당’이라고 공세를 펴며 박 의장의 사퇴를 촉구해온 것에 비춰보면 이례적인 태도다. 당 내에선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 회장의 ‘인연’이 새삼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문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고교(부산상고) 후배로 2003년 대선자금 수사 당시 노 전 대통령 측근들에게 대선자금을 건넨 사실이 드러나 수사를 받기도 했다. 특히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인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문 회장으로부터 1억 원을 받는 자리에 노 전 대통령이 동석한 일이 드러나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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