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31명이 최근 중국 공안에 잇따라 체포돼 북한으로 강제 송환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체제 출범을 계기로 북한 당국이 탈북자는 3대를 멸족시키겠다고 공언한 이후 중국에서 탈북자들이 대규모로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현지 활동가들에 따르면 8일 오후 6시경 지린(吉林) 성 옌지(延吉) 시를 떠나 제3국으로 향하던 탈북자 12명(남자 4명, 여자 8명)이 랴오닝(遼寧) 성 선양(瀋陽) 시 선허 공안분국에 체포됐다. 이들 중 남매로 위장한 2명은 중국 공안 정보원이었다. 비슷한 시간 선양 다른 지역에서도 탈북자 9명이 체포돼 옌지로 송환됐다. 선양에서는 주말과 12일에도 탈북자 7명과 5명이 각각 체포돼 창춘(長春) 등으로 송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안은 탈북자들이 출발할 때부터 추적했으며, 북한 측과 12, 13일 두 차례 조중공안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선양 공안 당국자는 체포된 탈북자들에게 “늦어도 20일까지는 모두 북송할 예정”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말 “김정일 사망 애도기간에 탈북하면 3대를 멸족시키겠다”고 대국민 선전을 벌였다. 북한이 정한 100일 애도기간은 3월 말까지다. 이번에 체포된 탈북자 중 상당수가 김정일 사망 이후 탈북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 북한 소식통은 “최근 북송된 사람들은 정치범수용소 중에서도 가장 열악한 함북 수성정치범관리소에 종신 수용될 가능성이 크며 일부는 고향에서 본보기로 공개 처형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수성관리소에는 미성년자 수감시설이 따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며칠 동안 한국 관계당국이 중국 측과 탈북자 석방 교섭에 나섰지만 성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체포된 탈북자의 한국 내 가족들은 13일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 요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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