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4일 새 방송통신위원장에 이계철 전 정보통신부 차관,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에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각각 내정했다. 이계철 내정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3년 임기의 방통위원장을 맡는다.
청와대는 그동안 방통위원장 후보로 경륜과 조정능력, 전문성을 골고루 갖춘 인물을 찾았지만 인선에 난항을 겪어왔다. 특히 유력 후보군에서 고사가 많았다는 후문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총선을 앞둔 시점인 만큼 인사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할 카드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계철 내정자는 행정고시 5회 출신으로 1967년 공직을 시작해 김영삼 정부에서 정보통신부 차관을 지냈다. 청와대는 이 내정자가 고령(72세)이지만 정부를 떠난 1996년 이후 15년 동안 전파·통신 분야에서 일해 높은 업무 전문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가 1960년대 초반 이 대통령과 함께 고려대를 다닌 사실이 당장 논란이 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고려대 출신 챙기기 인사”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두 사람의 사적 인연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행정학자 출신인 이달곤 내정자는 국회 경험과 함께 여야 정치권과의 협의 능력을 갖춘 점을 이 대통령이 높이 샀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불과 13일 전인 1일 지방분권촉진위원장에 임명됐다가 또다시 자리를 옮겨야 한다는 점에서 이명박 정부의 인재 풀 부족에 따른 ‘돌려 막기 인사’ 아니냐는 지적이 다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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