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탈북자로 위장해 탈북자를 색출할 임무를 지닌 요원을 중국에 대거 파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에서 검거된 탈북자들도 이 위장 탈북자들로 인해 중국 공안에 발각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탈북자 지원단체인 탈북난민인권연합은 북한이 지난달 25일 국가안전보위부와 정찰총국 소속 탈북자 검거요원을 대거 중국에 보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15일 전했다. 이번에 파견된 요원 수는 역대 최대 규모로 보인다. 북한은 과거에도 종종 탈북자로 가장한 요원을 중국에 파견해 왔지만 보통 수십 명 규모였다. 이 단체 관계자는 현재 중국에서 암약하는 북한 검거 요원이 최대 2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탈북자 색출 요원을 대거 파견한 것은 김정은의 지시라기보다는 김정은 등장 이후 보안기관별 충성경쟁이 낳은 결과로 보인다. 김정은이 후계자로 등장한 뒤 탈북자 방지에 가장 큰 관심을 쏟자 시군 단위 보위부까지 나서 ‘김정은 대장의 심려를 덜어드리겠다’며 각자 탈북자 체포조를 조직했다는 것.
요원 대다수는 각 지역과 부서에서 선발한 30대 위주의 장교로 구성돼 있으며 중국에선 탈북자로 위장해 주로 2인 1조로 활동한다. 이들 체포조는 실적에 따라 훈장과 승진을 보장받기 때문에 탈북자 색출에 혈안이 되고 있다. 이들은 북-중 무역을 통해 확보되는 자금으로 활동비를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선양에서 체포된 탈북자 10명 중에도 북한 요원으로 추정되는 남매 두 명이 포함돼 있었다. 자신의 이름이 윤일과 윤옥이라는 이 남매는 20대 후반이라고 소개했다.
탈북자들이 체포된 직후 이들은 바로 현지 공안 구류장에서 풀려났다. 과거엔 중국에서 탈북자로 가장해 활동하던 북한 요원이 체포되면 중국에서 석방되지 않고 북한으로 송환돼야 했다. 하지만 이번 경우처럼 즉시 풀려나는 것을 보면 중국 공안이 북한 요원들의 활동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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