柳통일 “中, 작년 11월 ‘탈북자 문제 협조’ 약속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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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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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억류 사실 확인조차 안 해줘

류우익 통일부 장관(사진)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11월 중국을 방문할 때 중국 측에 좀 더 전향적으로 탈북자 문제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고, 중국 정부도 수용하는 답을 했었다”고 밝혔다. 주중 대사를 지낸 류 장관은 당시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과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등 주요 인사들에게 탈북자 문제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그런데도 중국은 최근 탈북자 억류에 대한 사실 확인조차 해주지 않고 있다. 오히려 ‘탈북자 강제 북송이 난민협약과 고문방지협약에 어긋난다’는 한국 정부의 지적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그런 화법을 수용할 수 없다”(20일), “탈북자는 경제문제로 국경을 넘어온 불법 월경자로 난민의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21일)며 반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탈북자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중국 내 탈북자 문제를 27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인권이사회(UNHRC)에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병제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그동안 중국 측에 자유의사에 따라 탈북자를 제3국으로 송환해줄 것을 촉구해왔다”며 “이런 노력에 더해 이번에 인권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조 대변인은 유엔에서 중국을 직접 거명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특정 국가를 지명하는 것의 효과와 장단점 등을 놓고 좀 더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정부는 유엔총회와 유엔인권이사회에서 탈북자 인권 문제를 일반론 차원에서 제기해 왔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탈북자 문제가 공개적으로 거론되면 입장이 더 어려워진다”며 “물밑에서 조용히 중국을 설득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일 수 있다는 내부 지적이 많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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