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바람의 도시’다. 인물보다는 누가 이슈를 선점하고, 유리한 선거 구도를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이 때문에 선거 때마다 정당들은 롤러코스터를 탄다. 현재로선 4·11총선에서 새누리당의 패색이 짙어 보인다. 새누리당의 공천은 ‘지는 구도’를 뒤집기 위한 첫 승부수인 셈이다. 새누리당 서울 공천의 3대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 서울의 승부처는 동북부 벨트
2008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서울지역 48개 지역구 중 40곳을 싹쓸이했다. 2004년 17대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현 민주통합당)이 32석, 한나라당이 16석을 차지했던 상황을 감안하면 상전벽해를 이룬 셈이다. 이런 극적 변화는 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으로 이어지는 ‘동북부 벨트’에서 일어났다.
서울 전체 지역구의 35%(17석)를 차지하는 이곳에서 17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의 당선자는 홍준표 전 대표(동대문을)가 유일했다. 16석을 열린우리당이 차지한 것이다. 반대로 18대 총선에선 2석을 뺀 나머지 15석을 한나라당이 가져갔다.
19대 총선에서도 양당의 서울 성적표는 이 지역에 달려 있다. 새누리당의 핵심 당직자는 “서울에서 강남 8곳과 양천갑, 용산을 합해 우세 지역은 10곳에 불과하다”며 “그 이상의 성적을 올리려면 동북부지역에서 몇 석이라도 건져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내에선 공천 여부를 당에 일임한 홍 전 대표를 동대문을에 투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나온다. [2] 정치 1번지 종로엔 누가
○ 양보할 수 없는 ‘정치 1번지’
17대 총선 당시 ‘탄핵 후폭풍’ 속에서도 한나라당이 그나마 선전한 것은 종로-중구-용산 벨트에서 모두 승리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18대 총선에선 민주당이 손학규 전 대표와 정동영 상임고문을 각각 종로와 동작을에 투입해 바람몰이에 나섰지만 모두 패배하면서 단 7석(나머지 1석은 창조한국당 문국현)을 건지는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정치 1번지’ 종로의 상징성은 남다르다. 민주당에선 대선 후보 중 한 명인 정세균 전 대표가 일찌감치 나선 상황. 새누리당에서는 이동관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과 조윤선 의원이 경합하고 있다.
중구는 나경원 전 의원과 KBS 아나운서 출신인 신은경 씨가 격돌하고 있지만 두 사람 모두 비토 여론이 만만치 않다. 나 전 의원은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의 책임론이, 신 씨는 18대 총선 당시 자유선진당 후보로 나선 점이 부담이다.
[3] ‘공천=당선’ 강남 전략은
○ 이혜훈-이종구 의원 공천에 주목
서울 강남은 새누리당에 유일한 ‘안식처’다. 하지만 동시에 ‘쇄신 공천’의 의지를 보여 줘야 할 곳이다. 강남 지역 대부분이 전략공천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전체 지역구(245곳)의 20%인 49곳에서 전략공천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지역은 서초갑과 강남갑이다. 각각 이혜훈, 이종구 의원이 재선을 한 곳이다. 공천이 곧 당선인 이들 지역은 언제나 당이 내세우는 차세대 인물의 몫이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친박(친박근혜)계의 핵심으로 단수 후보인 이혜훈 의원의 공천 여부는 당의 강남 전략을 상징적으로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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