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취임 4주년 회견]MB, 野 말바꾸기 작심 비판… “과거 발언록 왜 진작 보고 안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3일 03시 00분


“한명숙 총리 시절 얘기한 원자력 5대 강국 진입 주장 현정부 목표도 바로 그거다”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기자회견에서 이례적으로 야당 지도부의 과거 발언을 찾아내 ‘말 바꾸기’를 공격했다. 이미 많은 논란이 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일단 접어두고 제주해군기지 건설과 원자력발전소 존폐 논란을 그 대상으로 삼았다. 4·11총선을 앞두고 야당으로부터 ‘총선 개입’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짚을 것은 반드시 짚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비판의 핵심 타깃으로 삼은 사람은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였다. 이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준비해 온 자료를 직접 읽으며 한 대표의 발언 뒤집기를 꼬집었다. 특히 “(한 대표가) 국무총리 시절 원자력회의를 주재하면서 ‘원자력 5대 강국으로 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바로 그렇다. 저희 (이명박 정부) 목표도 5대 강국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회견 준비 과정에서 한 대표의 이 발언을 보고받은 뒤 “왜 이런 게 전혀 알려져 있지 않았느냐. 왜 진작 내게 보고하지 않았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결국 같은 목표를 갖고 있으면서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생긴 불안감을 활용하려는 민주당을 꼬집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야당의 반대로 지연되는 데 대해서는 한 대표는 물론이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 유시민 통합진보당 대표의 과거 발언을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이 전 총리는 2007년 7월 제주도 행사 때 ‘제주가 평화의 섬이라는 이유로 군사기지 건설이 안 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아주 소신 있게 답변하셨다. 그때 발언을 진심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또 “가장 반대하는 유시민 대표는 ‘(제주도가) 평화의 섬이라는 점과 해군기지가 대양의 평화를 지키는 전진기지가 되는 게 모순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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