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취임 4주년 회견]정동영 “盧정부 한미FTA 원죄… 대놓고 사과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3일 03시 00분


MB, 말바꾸기 비판에 “잘못 인정하고 털고 가야”
“MB 회견, 안 한것만 못해”… 새누리 수도권 의원들 불만

민주통합당 정동영 의원이 22일 노무현 정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에 대해 “대놓고 사과하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당내 ‘한미 FTA 무효화 투쟁위원회’ 회의 결과를 보고하며 “참여정부에 원죄가 있는 부분에 대해선 잘못을 인정하고 고쳐나가겠다고 하는 것이 국민의 신뢰를 얻는 첩경”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에 이어 이명박 대통령까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한명숙 대표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FTA 말 바꾸기’를 비판하자 ‘솔직히 잘못을 인정하고 털고 가는 게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당 공식 논평은 결이 달랐다. 신경민 대변인은 “총선 50여 일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이 대통령은 야당 대표의 실명을 거론해 직접 총선을 지휘한 것”이라며 “명백하게 총선에 개입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사과가 없었다는 사실이 대통령의 현실 인식을 보여준다”며 “가슴이 막히고 화가 나고 가슴을 치고 싶은 사람은 이 대통령이 아니라 바로 국민”이라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노회찬 대변인은 “마지막 1년마저도 국민과 싸우겠다는 대통령의 결의를 확인한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황영철 대변인은 논평에서 “당청 관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국정 전반에 대한 소상한 설명이 이루어진 회견으로, 진전된 소통의 장이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공식 반응과 달리 수도권 의원들 사이엔 불만도 적지 않았다. 구상찬 의원은 “국민이 바라는 것은 측근 비리나 민생에 대한 진솔한 사과인데 ‘이해해 달라’는 호소만 했다. 이번 회견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말했다. 정두언 의원은 트위터에 “정말 도움이 안 되죠. 이 정도면 MB(이명박)가 민주당을 밀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게 생겼어요”라는 글을 올렸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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