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아들이 낸 MRI, 본인 것 맞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3일 03시 00분


세브란스병원 공개 재검… 병역비리 의혹 일단락강용석 “의원직 사퇴”… 朴시장 “정계 떠나야”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 씨(27)가 병무청에 제출한 자기공명영상(MRI)이 본인 것이 맞다는 검사 결과가 22일 나왔다. 이로써 이달 14일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병무청에 제출된 MRI는 제3자의 것”이라며 MRI를 공개해 논란이 됐던 박 씨의 병역비리 의혹은 8일 만에 모두 해소됐다. 강 의원은 검사 결과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박 씨는 22일 오후 2시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MRI를 촬영했다. 병원 측은 그 결과를 병무청에 제출했던 영상과 비교한 뒤 오후 3시 반 기자회견을 열어 “동일인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박 씨는 이날 서울시청 출입기자 대표단이 참관한 가운데 33분간 MRI 촬영을 했다.

필름 판독을 맡은 연세대 의대 신경외과학교실 윤도흠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4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①제4요추 추간판 탈출 정도와 방향이 같으며 ②등쪽 피하지방이 3cm로 동일하고 ③척추와 다리를 연결하는 근육 모양이 같고 ④척추 디스크 뒤쪽 관절이 굽어진 각도와 디스크 증상의 정도가 같다는 것이다.

특히 이날 계측 결과 박 씨의 체구는 강 의원이 주장했던 키 173cm, 몸무게 63kg이 아니라 176cm에 80.1kg이었다. 강 의원은 당초 박 씨가 고교 졸업 직후인 2004년 1차 신검 당시 63kg의 날씬한 체형이었다고 제보를 받아 병무청 제출 MRI가 박 씨의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박 씨의 체중은 1차 신검 당시에도 67kg이었다.

병무청은 이날 촬영한 MRI를 지난해 12월 재검 당시 제출받은 MRI와 비교한 결과 동일인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병무청 관계자는 “서울지방병무청 소속 영상의학과와 신경외과 전문의들의 분석 결과 박 씨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징병검사를 해 4급 판정(공익근무요원)을 받은 사실이 재확인됐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검사 결과 발표 직후 “강 의원이 제기한 병역 의혹은 모두 허위로 밝혀졌다”며 “명예훼손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류경기 서울시 대변인을 통해 이같이 밝힌 뒤 “강 의원은 의원직 사퇴만 할 것이 아니라 정계를 영원히 떠나야 한다”며 “공인이라는 이유로 정보가 유출되고 사생활이 제약받는 일은 이제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씨는 지난해 8월 현역으로 공군에 입대했지만 허벅지 통증으로 귀가한 뒤 같은 해 12월 27일 재검을 통해 허리디스크 4급 판정을 받아 공익요원으로 근무 대기 중이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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