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패 보고나서? 새누리 22곳-민주 6곳 전략공천 ‘수 싸움’

  • Array
  • 입력 2012년 2월 28일 03시 00분


여야가 27일 4·11총선 승패를 가름할 1차 전략공천 지역을 발표했다. 현재 공천 신청자 외에 ‘제3의 인물’도 포함해 후보를 고르겠다는 지역이다.

○ 새누리 ‘강남 벨트 전역 전략공천’

새누리당은 1차 전략공천 지역으로 이른바 ‘강남 벨트’ 전체를 포함한 수도권 12곳, 영남권 7곳 등 22개 선거구를 확정했다. 이번 전략공천 지역 선정에는 △전국 판세에 대한 영향 △야권연대 거론 △현역 의원 불출마 지역 등이 고려됐다.

새누리당은 당의 텃밭인 ‘강남 벨트’에 대해 전략공천 대상 폭을 크게 넓혔다. 서울 강남 3구(강남갑·을, 서초갑·을, 송파갑·을) 6곳 외에 서울 양천갑, 경기 성남 분당갑·을, 과천-의왕 등을 포함시켰다. ‘당의 얼굴’로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 판세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부산 ‘낙동강 전선’의 핵심 지역인 사상과 북-강서을도 전략지역으로 정했다.

해당 지역 출마를 준비하던 현역 의원들과 예비후보들의 반발도 잇달았다. 특히 중진 의원들은 자신의 선거 경쟁력을 들어 당내 경선을 요구했다. 안상수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과천-의왕을 경선 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한다”며 “정치는 포용과 통합의 길로 나가야지 보복과 분열로 나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권영세 사무총장은 라디오에서 “전략지역으로 지정됐다고 해서 해당 지역 현역 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종로에 공천을 신청한 이동관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페이스북에 “전략공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면면들이 종로와는 아무 연고도 없는 데다 구태 정치에 책임을 져야 마땅한 분들”이라면서 “종로구민이 납득하지 못할 공천이 이뤄진다면 내 시체를 밟고 넘어가야 할 것”이라고 남겼다. 종로에는 홍준표 전 대표와 친박(친박근혜)계 중진 홍사덕 의원 전략공천설이 나오고 있다.

○ 민주 ‘선(先)지역, 후(後)인물 선정’


민주통합당도 이날 6개 지역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했다. 구속 수감 중인 정봉주 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갑, 새로 생기는 지역구인 경기 파주을, 강원 원주을, 세종시, 부산의 수영구와 해운대-기장을 등이다. 부산 두 곳은 24일 입당한 허진호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과 류창열 부산YMCA 부이사장을 이미 후보로 확정한 곳이어서 실제로 결정된 전략공천 지역은 4곳이다.

전략공천은 대개 특별히 경쟁력이 있는 인물이 출마했을 경우 해당 지역의 후보로 확정한다. 22일 고 김근태 상임고문의 부인 인재근 여사를 김 고문의 지역구였던 서울 도봉갑에 전략공천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그러나 민주당은 서울 노원갑 등에 대해서는 전략공천 지역으로 설정해놓고 인물은 나중에 정하기로 했다. 극심한 진통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특히 노원갑은 이미 고용진 전 청와대 행정관을 비롯한 6명의 예비후보가 공천심사위원회의 면접심사까지 마친 상태여서 반발이 불가피해 보인다. 당내에선 정 전 의원과 함께 ‘나는 꼼수다’의 멤버인 시사평론가 김용민 씨의 전략공천설이 나오지만, “‘나꼼수’가 대체 뭐라고 제1야당이 휘둘리나”란 당 내부의 비판도 적지 않다.

또 2007년 대선후보였던 정동영 상임고문과 여성 비례대표인 전현희 의원의 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서울 강남을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경기 군포의 경우엔 이학영 전 YMCA 사무처장의 전략공천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공천 신청자의 반발 등을 고려해 발표를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을은 전 의원이 정 고문의 전략공천설에 강하게 반발하며 연일 경선을 요구하고 있고, 군포는 안규백 의원을 비롯한 6명의 예비후보가 경선을 압박하고 있다.
한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이날 넉 달 만에 트위터를 재개해 민주당의 공천 과정을 비판했다. 조 교수는 “민주당의 자만과 안이함이 심각하다”며 ‘관자(管子)’ 6편을 인용해 “옳은 말인데 받아들이지 않고, 그른 말인데 폐기하지 않고, 공이 있는데 상을 주지 않고, 죄가 있어도 벌하지 않으면 어떻게 백성을 다스릴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