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초심으로 돌아가라” 지도부에 직격탄… 강철규 이틀간 ‘공천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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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일 03시 00분


강철규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장이 1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천심사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은 당 지도부를 비판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강철규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장이 1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천심사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은 당 지도부를 비판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강철규 공천심사위원장의 ‘사퇴 파동’은 일단락됐지만 민주통합당 공천 갈등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강 위원장은 “마음이 불편하다”며 1일까지 이틀간 공천심사를 거부했다. 공심위는 2일부터 재가동된다.

강 위원장은 1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 공천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따갑다. 당 지도부는 겸허하게 사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전날 최고위원회가 공심위 결정 중 일부를 고치고 자신이 하려던 간담회까지 취소시킨 데 대한 반발이었다. 그는 “(민주통합당으로) 통합할 때만 해도 국민을 위한 정당으로 발돋움하려는 의지를 보였는데 공천이 중반 이상으로 가면서 그것을 잊어버리지 않았나 싶다”며 “국민은 딴전에 두고 각자의 이익이나 당선에 연연해 국민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새누리당의 논평과 다를 게 없는 비판 수위였다.

강 위원장은 간담회 후 한명숙 대표의 요청으로 서울시내에서 가진 오찬 회동에서도 여전히 날을 세웠다. 한 대표가 “지적을 수용하겠으며 더 낮은 자세로 일하겠다”며 다독였지만 강 위원장은 “국민을 두려워하고 초심으로 돌아가라” “이해관계를 떠나 정치하라” 등의 강성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공천심사 재개 여부에 대해서도 “당이 겸허해지고,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의사표현이 있어야 한다”며 보이콧을 이어갈 뜻을 시사했다. 한 대표는 이날 저녁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강 위원장의 문제 제기에 공감하고 공심위 결정을 존중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고, 이를 전해 들은 강 위원장은 2일 오후부터 심사를 재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도로 열린우리당’으로 흐르는 민주당 공천에 책임이 큰 강 위원장이 당 지도부만 비난한 데 대해 “공천심사를 거부하는 건 정상이냐”는 비판도 없지 않아 당과 공심위의 마찰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공천에서 잇달아 탈락한 옛 민주계 출신을 중심으로 ‘연쇄 탈당 후 무소속 출마’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한광옥 전 대표(서울 관악갑)는 2일 탈당을 선언한다. 그는 1일 트위터를 통해 “새로운 선택을 하고자 한다”며 무소속 출마를 시사했다. 그는 이날 공천 탈락한 김덕규 전 국회부의장(서울 중랑을)과 공천 발표가 보류된 정균환 전 의원(서울 송파병)을 만나 대책을 논의했다. 김 전 부의장은 트위터에서 “철새들, 부정비리 부패자들에게 경선의 기회를 주면서 노장들에게는 굴욕을 안겨주고 있다. 한명숙 대표는 역시 정치경험은 미숙하다”고 비판했다.

무소속 출마 움직임에 대해 강 위원장은 “면접심사를 할 때 모든 분이 승복을 약속한 만큼 약속을 지켜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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