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도 野도 “공천 탈락땐 탈당”… ‘무소속 연대’ 새 변수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일 03시 00분


與 안상수-이동관 “중대 결단”
민주당 옛민주계도 살길 모색

‘4년 전엔 친박연대, 이번에는 무소속연대?’

새누리당 친이(친이명박)계를 중심으로 벌써부터 “탈당해서 출마하겠다”는 말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지난달 27일 1차 공천 발표를 지켜본 친이계가 앞으로 남은 것은 ‘시스템 공천 학살’뿐이라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특히 친이계는 ‘현역 의원 25% 공천 배제’ 방침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있다. 25% 룰은 교체지수가 높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의원들을 물갈이하겠다는 것으로 현역 대부분이 친이계인 수도권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친이계 좌장 역할을 하는 이재오 의원을 1차 공천자 명단에 포함한 것도 나머지 친이계를 공천에서 대거 탈락시키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일 것이라고 친이계 의원들은 분석한다.

이런 판단 아래 친이계는 1일 ‘무소속연대’를 배수진으로 치고 나왔다.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주류인 친이계에 의해 공천 학살을 당했다며 친박계 의원들이 무더기로 탈당해 친박연대 또는 무소속으로 출마했듯이 이번에는 친이계가 같은 방법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첫 포문은 안상수 전 대표가 열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불공정 공천에 대해 중대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면서 “주민들이 ‘무소속 출마를 원한다. 전국적으로 무소속 연대를 만들어서 한 번 해보라’고 하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무소속 출마를 생각하는 사람이 20∼30명에 이를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훨씬 많을 수도 있다.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1차 공천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과천-의왕이 전략공천 지역으로 결정되자 경선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채널A 영상]여야 공천 내분 격화 …곳곳 “무소속 출마” 반발

서울 종로에 공천을 신청한 이동관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도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불공정 경선이나 낙하산식 공천이 이뤄진다면 중대결단을 할 수밖에 없다”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영남권에서도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현역 의원 및 후보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무소속 출마 배수진은 물론 당에 대한 압박의 성격이 크다. 이미 보수 성향의 중도신당인 ‘국민생각’의 출범으로 보수표 분산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계 인사가 대거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새누리당으로선 선거를 치르기가 더 힘들게 된다.

민주통합당도 공천에서 탈락한 옛 민주계 출신 인사들이 강력히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여야 양측에서 무소속연대가 현실화할 경우 총선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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