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노정연 의혹, 총선 관계없이 수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5일 03시 00분


‘선거 뒤로 연기’ 보도 일축… 美아파트 판 경씨 귀국 종용출산앞둔 盧씨 소환은 미룰듯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 씨의 미국 아파트 구입 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4·11총선 일정에 관계없이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는 정연 씨 지인을 통해 아파트 대금을 송금받은 것으로 알려진 한국계 미국인 변호사 경모 씨(43·여)와 관련해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계속 할 것”이라고 3일 밝혔다. 이날 이금로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은 “경 씨의 귀국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귀국하는 대로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할 것”이라며 일부 언론의 ‘수사 잠정 중지’ 보도를 부인했다.

검찰은 아파트 구입 자금 13억 원(약 100만 달러)의 한국 내 전달과 미국 송금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경 씨의 귀국을 앞당기기 위해 대기업 최고경영자였던 아버지(73)의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 씨는 정연 씨에게 미국 맨해튼 허드슨 강변에 있는 ‘허드슨클럽’ 아파트를 판 인물이다. 경 씨는 이 아파트 구매대금의 잔금인 13억 원을 제보자 이모 씨의 동생과 지인 은모 씨 등을 통해 환치기 등 수법으로 건네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경 씨를 불러 정연 씨에게 판 아파트가 두 채인지, 아파트 대금을 어떤 방법으로 전달받았는지, 대금의 출처는 어디인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특히 검찰은 경 씨를 통해 13억 원이 든 돈상자를 건넨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낀 50, 60대 남성’이 누구인지 신원을 파악하는 데 필요한 단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 씨의 조사가 끝나면 정연 씨 조사가 진행된다. 다만 정연 씨는 현재 출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져 소환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 씨 부모는 자택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빌라에 2, 3주 전부터 들어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빌라 경비를 맡고 있는 한 보안업체 직원은 4일 “회장님과 부인이 살고 있는데 2, 3주 전부터 보지 못했다”며 “2일에는 회장님의 운전사가 ‘한동안 회장님이 집을 비울 것’이라고 연락해왔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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