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문성길 트리오 ‘길’은 잘 안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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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5일 03시 00분


‘낙하산 공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민주통합당 김정길 후보(부산 부산진을·사진)가 4일 부산진을에 출마하려는 무소속 후보들에게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다. 그러나 다른 후보들은 “진정성 없는 정치쇼”라고 일축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이 총선에서 부산-경남(PK)의 ‘낙동강 전투’를 위해 결성한 ‘문성길(문재인 문성근 김정길) 트리오’ 중 한 명인 김 후보는 금배지를 달았던 영도에서 부산진을로 지역구를 옮기면서 경쟁자들의 반발을 사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민주당 공천자의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부산진을에 출마한 반(反)새누리당 후보들에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민주당 공천 탈락자들이 무소속으로 대거 출마하면 야권 표가 분산돼 새누리당 후보에게 금배지를 내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무소속 후보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김 후보의 전략공천에 반발하며 지난달 28일 민주당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김종윤 예비후보는 “이제 와서 경선에 참여하라는 것은 김 후보가 지지율 하락을 만회하려고 벌이는 정치쇼”라고 주장했다. 무소속 차재원 예비후보도 “명망가 위주로 공천하면서 불거진 민주당 내 갈등을 무마하려는 것으로 진정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실제로 당내에선 “부산에서 ‘문성길’을 띄우긴 했는데 ‘길’은 잘 안 보인다”며 김 후보의 경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문성길’에서 김 후보를 빼고 부산진갑에 출마한 김영춘 전 의원을 넣어 ‘문성춘 트리오’로 바꿔 바람몰이에 나서자는 주장도 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해 현 허남식 시장을 추격하며 선전했던 김정길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PK 지역에 출마한 친노 세력의 맏형 격이다. 그런 김 후보의 상대적 부진에 대해 당 안팎에선 김대중 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올드보이(67세)인 데다 지역구를 옮긴 점 등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도 김 후보는 ‘문성길’의 다른 후보들보다 지명도가 뒤처졌다. 소셜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달 20일부터 4일까지 2주간 트위터를 분석한 결과 전국에서 ‘문재인’이 거론된 글은 모두 3만4925건, ‘문성근’은 2만1199건이었다. 같은 기간 김 후보에 관한 글은 6843건이었다. 김 후보가 요즘 ‘140자 촌담’이란 제목으로 트위터 논평을 내는 등 애쓰고는 있지만 정작 SNS 사용자들의 김 후보에 대한 관심도는 문재인 후보의 20%에 불과한 셈이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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