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탈북자 강제 북송 중지를 촉구하는 국내외의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중국의 ‘외교적 반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정부는 중국이 경제적 보복에 나설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비책 검토에 들어갔다.
정부 당국자는 6일 “최근 중국 내 한국인들에 대한 단속이 심해졌다는 내용의 보고가 일부 들어왔다”며 “이런 동향이 탈북자 강제 북송에 대한 한국의 문제 제기와 관련이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중국이 앞으로 (탈북자 논의 외에) 경제를 포함한 다른 분야에서도 비협조적으로 나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각종 투자 현안에 대해 중국 측 움직임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는 최근 중국중앙(CC)TV가 토론 프로그램을 통해 탈북자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거친 표현으로 중국의 보복 가능성을 시사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평론가 쑹샤오쥔(宋曉軍)은 “(이 문제로 누군가가) 일단 다치게 되면 한국 자신의 이익이 다치게 될 것”이라며 “중국이 한국과 무역을 하지 않는다면 어쩔 것이냐”고 반문했다. “(탈북자 문제를 놓고) 중국이 한국과 영원히 놀아주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가오쭈구이(高祖貴) 현대국제관계연구소 연구원도 “이 문제를 이슈화하는 것은 한국에도 큰 재난이 될 것이다”라며 “한국이 일을 크게 벌이면 결국 스스로 고립되는 상태에 놓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외교부 내에서는 “중국이 관영 CCTV를 통해 사실상 한국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런 중국의 맞대응 수위는 미국이 한국과 보조를 맞춰 탈북자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더 노골화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결국 중국의 태도가 중요하고 중국이 (해결)해줄 수밖에 없으니 나로서도 무력감을 느끼는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다만 그는 “남한에 있는 탈북자들이 가족을 데려오려는 것은 인도주의적 정신 아니냐”며 “이 문제가 인도적 사안임을 중국에 계속 이야기하면서 꾸준히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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