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안보정상회의 軍 경호 총책 특전사령관性군기 위반 작년 380명 입건… 징계 군인 중 가장 계급 높아
육군 특전사령관 최모 중장(56·육사 36기)이 여군 부사관과 부적절한 관계를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9일 보직 해임됐다.
육군에 따르면 최 중장은 23사단장 시절인 2009년 초 예하 부대에 근무하던 20대 후반의 여군 A 하사(현재 중사)와 여러 차례에 걸쳐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으며, 육군본부가 최근 이에 대한 내사에 착수하자 8일 전역 의사를 표명했다.
이에 육군은 최 중장을 성(性)군기 위반으로 보직 해임하고 윤광섭 특전사 부사령관(육군 소장)에게 대리 근무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최 중장은 지금까지 성군기 위반으로 보직 해임된 장교 가운데 가장 계급이 높다고 육군은 설명했다. 최 중장은 23사단장과 한미연합사령부 기획처장 등을 거쳐 지난해 11월 중장으로 진급해 특전사령관에 취임했다.
육군 관계자는 “최근 일선부대의 여군들을 대상으로 성군기 위반 사례 등에 대한 고충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A 부사관으로부터 최 중장과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진술을 확보하고 내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 중장이 직위를 이용해 A 부사관에게 부적절한 관계를 요구했는지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며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최 중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군 최정예 부대로 26, 27일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의 경호, 경비를 맡는 특전사의 최고 책임자가 성군기 위반으로 옷을 벗게 되자 군내에선 전체 군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전사 관계자는 “많은 장병이 충격과 당혹감으로 할 말을 잃었고, 부대도 어수선하고 침통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군내 성군기 문제의 심각성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군 검찰에 성범죄로 입건된 장병은 △성폭력법 위반 84명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66명 △성매매자 99명 등 380여 명이었다.
군이 해마다 성범죄 예방교육을 강화하는데도 성범죄 사건이 근절되지 않는 것은 군 특유의 상명하복 문화와 ‘솜방망이 처벌’이 원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성범죄로 입건된 장병 380명 중 기소된 경우는 96명에 불과하다. 더욱이 최근 5년간 군에서 발생한 여군 대상 성범죄 37건 중 18건이 ‘공소권 없음’ 또는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됐고 6건은 공소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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