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4·11총선 공천 작업에서 “헌법과도 같다”며 준수해온 현역 의원 하위 ‘25% 컷오프 룰’의 공정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5차 공천자 명단 15명을 추가로 발표한 공천위원회는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낙천자들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 25% 컷오프 여론조사 대상에서 23명 빠져
공천에서 탈락한 강승규 이화수 의원이 컷오프 룰 논란의 불씨를 댕겼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천위가 93명에 대해서만 컷오프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는 증언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체 지역구 현역 144명 중 불출마자 13명과 공천 신청자가 1명인 단수후보 지역 현역 공천자 15명 등 28명을 제외하면 총 116명이 컷오프 조사 대상이 돼야 하는데 23명이 조사대상에서 빠져 93명에 대해서만 조사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즉각 해명에 나섰다. 그는 “93명이 (컷오프 여론조사) 대상으로 결정됐다”며 “단수후보 지역, 일부 전략공천 지역, 선거구 분구와 합구 지역, 후보자의 경쟁력이 현저하게 높게 괜찮은 지역 등은 뺐다”고 말했다.
권 총장의 설명에 따르면 서울 종로와 동대문을에서 각각 공천을 받은 홍사덕 홍준표 의원의 경우 당에 거취를 일임했기 때문에 조사대상에서 제외됐고, 공천전략 지역으로 선정된 서초갑 이혜훈 의원은 유일한 공천 신청자이므로 당내 경쟁력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경기 이천-여주의 경우 여주가 양평-가평으로 통합되고 이천은 단독 선거구로 확정되면서 정병국 의원과 이범관 의원이 조사대상에서 제외됐으며, 경남 사천과 통합된 남해-하동이 지역구였던 여상규 의원도 컷오프 조사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 6명 의원을 제외해도 컷오프 조사를 받지 않은 의원은 17명. 일부 전략지역이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현역 중 일부가 공천위의 재량권에 따라 일부 현역의원의 지역구가 컷오프 여론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하지만 권 총장은 “당 비상대책위가 공천위에 준 재량을 최소한 적용한 게 10여 명이 되는 것 같다”면서도 “명단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 친박계 4선 박종근 무소속 출마
이날 발표에서는 현역 의원 중 김재경 의원(경남 진주을)만이 경선을 거쳐 살아남았다. 반면 지역구 의원 중 박종근 의원(대구 달서갑)의 공천 탈락이 확정됐다. 친박(친박근혜)계 4선인 박 의원은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확정된 공천자 중 SBS 앵커 출신이 2명이나 됐다. 대구 달서갑의 홍지만 전 앵커는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고 출마했다가 박 의원에게 져 고배를 들었지만 이번에 다시 기회를 얻었다. 신설 지역인 경기 파주갑의 정성근 전 앵커는 송영선 의원과 경합해 승리했다. 역시 SBS 출신인 허원제 의원(부산 부산진갑)의 공천 여부는 이날 확정되지 않았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불출마한 대구 달성에서는 이종진 전 달성군수가 경선에서 승리했다. 대구 달서을에는 윤재옥 전 경기지방경찰청장이 공천을 받아 박종준 전 경찰청 차장에 이어 치안정감 출신 공천 2호를 기록했다. 인천 부평을에서는 김연광 전 대통령정무1비서관이 박선규(서울 영등포갑), 김희정(부산 연제) 전 청와대 대변인에 이어 이명박 청와대 출신 인사 중 세 번째로 공천을 받았다.
충남 서산-태안에서 경선 끝에 공천을 받은 유상곤 전 서산시장은 2010년 6·2지방선거 당시 선거캠프 회계책임자가 자원봉사자에게 현금을 준 혐의로 벌금형이 확정돼 지난해 시장직을 상실했다.
한편 부산 중진 김무성 안경률 의원과 대구의 이한구 서상기 주호영 의원의 공천 여부는 확정하지 않았다. 이들 지역에 대한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의 고민이 그만큼 큰 것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김무성 안경률 의원의 경우 이미 탈락을 확정하고서도 발표를 미뤄 이들의 반발 탈당 시기를 늦춰 보려는 의도 아니냐는 엇갈린 관측도 나온다. 김 의원은 “공천 결론과 상관없이 12일 출마에 대한 공식적 입장을 결정하겠다. 김무성답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일부 참모는 “깨끗이 불출마를 선언하자”는 의견을 개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 새누리당이 11일 발표한 5차 공천자 명단(15명) ::
▽대구(4곳): 서(김상훈·전 대구시 경제통상국장) 달서갑(홍지만·전 SBS 앵커) 달서을(윤재옥·전 경기지방경찰청장) 달성(이종진·전 달성군수) ▽인천(1곳): 부평을(김연광 전 대통령정무1비서관) ▽경기(2곳): 파주갑(정성근·전 SBS 앵커) 이천(유승우 전 이천시장) ▽강원(1곳): 원주갑(김기선·전 강원도 정무부지사) ▽충북(1곳): 청주 흥덕갑(윤경식·전 당협위원장) ▽충남(2곳): 보령-서천(김태흠·전 충남도 정무부지사) 서산-태안(유상곤·전 서산시장) ▽경남(4곳): 창원을(강기윤·전 당협위원장) 진주을(김재경·현 의원) 거제(진성진·전 서울지검 검사) 양산(윤영석·아시아도시연맹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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