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서울 강남을에 전략 공천한 이영조 전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그의 논문과 전력 등이 이념 논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당 지도부 사이에 ‘비토론’이 확산되고 있다. 4·11총선이 과거 회귀적 이념 대결로 치달으면 전체 선거 구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판단에서다.
○ 첫 ‘공천 취소’ 사태 오나
김종인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은 13일 라디오에 출연해 “5·18 관련 단체나 제주도의 반응을 보면 상당히 염려스럽다. 이념 논쟁이 벌어질 수 있는 소지를 만드는 게 과연 현명한 것인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도 어떻게 처리할지 고심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이 전 공동대표가 2010년 미국에서 발표한 논문에서 5·18광주민주화운동과 제주도4·3사건을 각각 ‘popular revolt(민중 반란)’, ‘communist-led rebellion(공산주의자가 선동한 폭동)’이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민주화 관련 단체들이 반발하는 데 대해 박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한 셈이다.
이 전 공동대표는 이날 여러 방송에 출연해 최근 논란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그는 “내 논문을 번역한 기사를 두고 논란이 생겼지, 내가 직접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revolt는 민중항쟁을 영어로 옮길 때 가장 적합한 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광주민주화운동의 공식 영어 표현은 ‘Democratization Movement’, 5·18기념재단은 민중항쟁을 ‘Democratic Uprising’으로 번역하고 있다. 이 전 공동대표의 최종 공천 여부는 15일경 첫 회의를 열 국민공천배심원단의 손으로 넘어갔다. 국민배심원단(전체 32명)의 3분의 2 이상이 부적격 판정을 내리면 비상대책위원회는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에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 정진석, 허준영 재배치
새누리당은 13일 18명의 공천자를 추가 발표했다. 서울 중구는 정진석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낙점을 받았다. 정 전 수석은 당초 자신의 고향인 충남 공주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나경원, 신은경 두 예비후보가 모두 사퇴한 중구로 재배치됐다. 새누리당은 서울에서 ‘홍사덕(6선·종로)-정진석(3선) 투톱 체제’로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홍정욱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서울 노원병에는 경찰청장 출신의 허준영 전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공천을 받았다. 서울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했던 허 전 사장은 통합진보당의 노회찬, 민주통합당 이동섭 후보 중 경선 승리자와 정면승부를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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