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의원의 ‘당 잔류’ 선언을 기점으로 새누리당 4·11총선 공천 탈락자들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 효과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집단 탈당 기류가 완전히 뒤바뀌는 양상이다.
서울 종로 공천을 신청했다 탈락한 이동관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13일 “종로 승리와 정권 재창출의 밀알이 되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수석은 “적전 분열로 4년간 이명박 대통령을 모시고 일했던 청와대 앞마당인 종로를 야당에 내줄 수는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당 안팎에선 이 전 수석의 불출마 결심은 이 대통령의 의중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무소속 출마 등의 적전 분열로 총선에서 참패할 경우 향후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하고 새누리당의 재집권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전 수석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통령과 직접 통화한 일은 없지만 이심전심이다”라면서 “이 대통령이 직접 관여해서가 아니라 청와대 핵심부의 대승적 차원의 공감대가 있다고 봐야 한다. 앞으로 (청와대와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잘 협력해서 정권 재창출을 이뤄가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4일 공천을 받은 홍사덕 의원의 종로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비박(非朴·비박근혜) 보수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방안도 한때 검토됐으나 무산되는 분위기다. 자유선진당 국민생각과 함께 기호 3번의 신당을 창당하자는 구상이었으나 구심적 역할을 할 만한 인물을 찾지 못했고, 이 대통령과의 이심전심하에 친이계 좌장 격인 이재오 의원도 만류하면서 당에 남기로 한 것이다. 한 친이계 의원은 “앞으로 당에 남아서 박 위원장의 새누리당 사당화 등을 비판하는 ‘내투 투쟁’에 들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이런 기류 속에 다른 공천 탈락 현역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도 줄을 이었다. 친박계 중진인 4선의 이경재 의원(인천 서-강화을)은 “새누리당과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중차대한 갈림길에서 개개인의 기득권과 감정에 연연해 더 큰 일을 그르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된 친박계 3선의 김학송 의원(경남 진해)은 “책임 있는 중진의원으로서 당의 부담을 덜어 주고자 불출마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친박계 초선 정해걸 의원(경북 군위-의성-청송)과 경남 거제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계 초선인 윤영 의원 역시 불출마를 선언했다.
다만 이들은 공천에 대한 쓴소리를 빼놓지는 않았다. 이경재 의원은 “(인천 서-강화을) 공천 결과는 후보 적합도로 내세운 참신성, 도덕성, 잦은 당적 변경 문제 등 어느 것도 맞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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