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美, 탈북자문제 물밑 협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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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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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인권이사회 공론화 성과… 대표단 “中 태도변화 기대”
유엔보고관 “탈북자는 망명자”

다루스만 보고관
다루스만 보고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제19차 유엔인권이사회가 북한의 탈북자 문제를 국제사회에 본격적으로 공론화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특히 중국과 미국 간에 탈북자 문제에 대한 긴밀한 물밑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12일(현지 시간) 유엔인권이사회에서 북한 인권 실태 보고가 있은 뒤 한국 국회대표단이 만난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탈북은 경제적 이유도 있고, 난민 성격도 있지만 결국 탈북자는 망명자”라며 “올해 안에 반드시 중국을 방문해 강제 북송은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우리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전달하고 협조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대표단 관계자는 “다루스만 보고관이 탈북자를 망명자로 규정하고 중국에 가서 북송 금지를 요구하겠다고 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말했다. 다루스만 보고관이 지금까지 탈북자 문제 처리에서 중국은 여러 변수의 하나이며 본질적으로 남북한의 문제라는 시각을 갖고 있었던 것에 비하면 큰 태도 변화라는 설명이다.

그동안 ‘조용한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로버트 킹 미국 대북인권특사도 국회대표단에 적극적인 국제 공조에 나설 뜻을 밝혔다. 이날 면담에서 대표단은 “조용한 외교의 미명 아래 중국은 탈북자를 더 많이 체포하고 이들이 외국으로 나가는 것을 과거보다 더 강하게 통제하는 부작용만 키웠다”며 킹 특사를 설득했다.

그러자 킹 특사는 진지한 표정으로 “한국 미국 중국의 공조 체제를 만들어 탈북자 문제 해결에 대한 근본적 해법을 찾아보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대표단 관계자는 “현재 미국과 중국 간에 탈북자 문제 처리를 위한 매우 긴밀하고 진지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미국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 따라 당장은 아니겠지만 중국의 태도 변화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루스만 보고관과 킹 특사도 별도로 만나 탈북자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네바=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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