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D-26]논란 싹 자르고, 현역 돌려막고… 민주 부랴부랴 교통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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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6일 03시 00분


■ 지도부 ‘공천 퍼즐’ 난항

전혜숙 “밀실공천 철회하라” 민주통합당 전혜숙 의원이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 최고위원회의가 자신의 지역구 공천(서울 광진갑)을 취소하고 김한길 전 의원을 전략공천한 데 대해 “날치기, 밀실야합 공천을 철회하라”며 비난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전혜숙 “밀실공천 철회하라” 민주통합당 전혜숙 의원이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 최고위원회의가 자신의 지역구 공천(서울 광진갑)을 취소하고 김한길 전 의원을 전략공천한 데 대해 “날치기, 밀실야합 공천을 철회하라”며 비난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새누리당이 ‘반(反)역사성’ 논란을 빚은 박상일(서울 강남갑), 이영조 후보(서울 강남을) 공천을 전격 취소하자 민주통합당도 부랴부랴 금품 논란에 휩싸인 이화영(강원 동해-삼척), 전혜숙 후보(서울 광진갑)의 공천을 취소했다.

민주당은 14일 오후 10시부터 15일 오전 3시까지 심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 전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 캠프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일했던 구인호 전 강원도의원의 과거 전력을 알고도 철원-화천-양구-인제 지역 경선후보(3배수)로 선정했다가 자격을 박탈했거나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임종석 사무총장이 서울 성동을 공천을 자진 반납한 일은 있었지만 단수 후보의 공천을 철회한 것은 처음이다.

이화영 전 의원은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15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고, 김동진 전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23일 기소됐지만 바로 그 다음 날 공천을 받아 도덕성 논란을 빚어왔다. 전혜숙 의원은 공천을 앞두고 당이 실시하는 여론조사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해 지역 인사들에게 금품을 돌렸다는 제보가 경찰에 접수됐다고 한다.

신경민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이 전 의원의 공천 박탈 이유에 대해 “한명숙 대표는 이 전 의원이 스스로 결정해주길 기다렸지만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전 의원의 공천 박탈에 대해선 “당 차원의 조사가 있었다. 본선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당 지도부의 오락가락한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 대표는 14일 낮까지만 해도 이 전 의원의 거취와 관련해 “이미 공정한 절차에 의해 끝난 문제다. 당 차원에서의 조치는 없다”고 감쌌다. 하루도 안 돼 태도를 바꾼 것이다. 그래서 새누리당이 14일 오후 박상일, 이영조 후보 공천을 전격 취소하자 부랴부랴 따라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 대변인도 “새누리당의 공천 취소 결정을 듣고 최고위원회의를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유죄가 확정된 이부영 후보(서울 강동갑)에 대한 공천은 그대로 유지돼 형평성, 일관성을 잃었다는 지적도 많다.

심야 마라톤 회의에서는 서울의 남은 전략공천 지역에 투입할 ‘선수’ 인선을 놓고 진통을 겪었다. 신 대변인은 14일 오후 비례대표 후보자 공모에 접수까지 해놓은 터였지만 한 대표 등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지역구(서울 영등포을) 출마로 선회했다.

서울 강남을 경선에서 정동영 상임고문에 패한 전현희 의원은 15일 오전 1시경 당 지도부의 전화를 받고 서울 송파갑에 출마하기로 했다. 경기 군포에 공천을 신청했다 이학영 전 YMCA 사무처장의 전략공천으로 출마가 불발된 안규백 의원은 오전 2시경 서울 동대문갑 공천을 통보받았다고 한다. 마땅한 대체 후보를 찾지 못한 강원 동해-삼척엔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당 관계자는 “15일 새벽은 공천을 둘러싸고 한마디로 아수라장이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김유정 의원과 박용진 전 진보신당 부대표를 대변인으로 선임했다. 이로써 신 대변인과 함께 3인 공동대변인 체제가 됐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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