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천안함 2주기, 46용사-한주호 준위 유가족들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6일 03시 00분


아들 숨결 남아있는 2함대서
유품-추모글 보며 눈물 삼켜

하루도 빠짐없이 묘역 찾은 故임재엽 중사 어머니 천안함 폭침으로 전사한 임재엽 중사의 어머니 강금옥 씨가 2주기를 하루 앞둔 25일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아들의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강 씨는 폭침 이후 2년간 거의 매일 아들의 묘지를 찾았다. KBS TV 화면 촬영
하루도 빠짐없이 묘역 찾은 故임재엽 중사 어머니 천안함 폭침으로 전사한 임재엽 중사의 어머니 강금옥 씨가 2주기를 하루 앞둔 25일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아들의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강 씨는 폭침 이후 2년간 거의 매일 아들의 묘지를 찾았다. KBS TV 화면 촬영
천안함 폭침 2주기를 하루 앞둔 25일 46용사와 고 한주호 준위 유가족들은 해군에서 주최한 공식 추모 행사에 참석하며 슬픔을 달랬다. 일부 유가족은 공식 행사와 별도로 이날 오후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아 참배하기도 했다.

유족들 중 스물일곱 가족 88명은 이날 시작된 2박 3일 일정의 추모 행사에 참석했다. 해군 관계자는 “2주기 당일인 26일 열리는 추모식에는 46용사와 고 한 준위 유가족 중 마흔 다섯 가족이 참석할 예정”이라며 “두 가족은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다고 전해 왔다”고 밝혔다.

행사에 참석한 유족들은 전사자들의 유품 2900여 점이 보관된 경기 평택 해군 2함대 서해수호관을 둘러본 뒤 대전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고 차균석 중사의 아버지 차상률 씨(50)는 “서해수호관에 지난해보다 유품이나 사건 관련 내용이 더 많이 보충된 것을 보고 위로가 됐다”며 “특히 컴퓨터에 뜬 전사자 명단을 클릭해 약력이나 유품을 확인하고 추모글을 남길 수 있는 전시물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26일 오전 10시 국립대전현충원 현충광장에서 열리는 추모식에 참석한 뒤 최윤희 해군참모총장이 초청하는 오찬에 참석한다. 오후에는 서울로 이동해 전쟁기념관 추모음악제에 참석할 예정이다. 27일에는 백령도에서 지난해 건립된 백령도 46용사 위령탑에 참배하고 전사자들이 산화했던 해역에서 해상 위령제를 지낸다.

. 고 방일민 중사의 아버지 방광혁 씨(60)는 “가족들과 함께 26일 추모식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2주기를 맞이하니 폭침 사건 당시 많은 국민이 조문해 주셨던 것이 기억난다.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방 씨는 “이제는 더 이상 천안함 폭침 사건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가족을 잃은 아픔에 바깥출입을 삼가는 유족도 있었다. 고 정종률 상사의 부인 정경옥 씨(35)는 “밖에 나가는 것도 힘이 들어 26일 2주기 추모식에 참석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가족을 떠나보낸 지 2년이나 지났지만 상당수 유족은 여전히 깊은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고 서승원 중사의 어머니 남봉임 씨(45)는 “날씨도 이렇게 춥고 어제는 눈까지 와서 더 마음이 안 좋다”며 “마음도 가라앉힐 겸 내일 추모식에 가져갈 꽃바구니를 사왔다”고 했다. 26일부터 추모행사 일정에 참여한다는 고 심영빈 중사의 아버지 심대일 씨(63)는 “2010년 3월 26일이나 2012년 3월 26일이나 똑같이 (아들이) 생각난다. 더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며 말끝을 흐렸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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