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2주기를 하루 앞둔 25일 46용사와 고 한주호 준위 유가족들은 해군에서 주최한 공식 추모 행사에 참석하며 슬픔을 달랬다. 일부 유가족은 공식 행사와 별도로 이날 오후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아 참배하기도 했다.
유족들 중 스물일곱 가족 88명은 이날 시작된 2박 3일 일정의 추모 행사에 참석했다. 해군 관계자는 “2주기 당일인 26일 열리는 추모식에는 46용사와 고 한 준위 유가족 중 마흔 다섯 가족이 참석할 예정”이라며 “두 가족은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다고 전해 왔다”고 밝혔다.
행사에 참석한 유족들은 전사자들의 유품 2900여 점이 보관된 경기 평택 해군 2함대 서해수호관을 둘러본 뒤 대전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고 차균석 중사의 아버지 차상률 씨(50)는 “서해수호관에 지난해보다 유품이나 사건 관련 내용이 더 많이 보충된 것을 보고 위로가 됐다”며 “특히 컴퓨터에 뜬 전사자 명단을 클릭해 약력이나 유품을 확인하고 추모글을 남길 수 있는 전시물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26일 오전 10시 국립대전현충원 현충광장에서 열리는 추모식에 참석한 뒤 최윤희 해군참모총장이 초청하는 오찬에 참석한다. 오후에는 서울로 이동해 전쟁기념관 추모음악제에 참석할 예정이다. 27일에는 백령도에서 지난해 건립된 백령도 46용사 위령탑에 참배하고 전사자들이 산화했던 해역에서 해상 위령제를 지낸다.
. 고 방일민 중사의 아버지 방광혁 씨(60)는 “가족들과 함께 26일 추모식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2주기를 맞이하니 폭침 사건 당시 많은 국민이 조문해 주셨던 것이 기억난다.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방 씨는 “이제는 더 이상 천안함 폭침 사건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가족을 잃은 아픔에 바깥출입을 삼가는 유족도 있었다. 고 정종률 상사의 부인 정경옥 씨(35)는 “밖에 나가는 것도 힘이 들어 26일 2주기 추모식에 참석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가족을 떠나보낸 지 2년이나 지났지만 상당수 유족은 여전히 깊은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고 서승원 중사의 어머니 남봉임 씨(45)는 “날씨도 이렇게 춥고 어제는 눈까지 와서 더 마음이 안 좋다”며 “마음도 가라앉힐 겸 내일 추모식에 가져갈 꽃바구니를 사왔다”고 했다. 26일부터 추모행사 일정에 참여한다는 고 심영빈 중사의 아버지 심대일 씨(63)는 “2010년 3월 26일이나 2012년 3월 26일이나 똑같이 (아들이) 생각난다. 더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며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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